□ 대서양 연어 위해우려종 지정에 따른 양식업계 대응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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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서양 연어 위해우려종 지정에 따른 양식업계 대응 방향
  • 안현선
  • 승인 2019.07.1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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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위해성 저감 위한 제도적·기술적 기반 마련해야


양식어류 탈출 방지에 대한 기술개발 확대하고
양식장 설계 자격인증제 도입해 전문성 높여야


환경부는 지난달 대서양연어가 국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서양연어를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한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역 및 양식 업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지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반면에 대서양연어 양식을 희망하는 강원도,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양식업계 등은 국내 양식기술이 확보된 이상 대량 양식을 통해 국민들에게 저렴하게 연어를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서양연어 위해우려종 지정 원인
2019년 5월 기준 국내 위해우려종은 153종 1속으로, 이중 어류는 31개 종이 속해있다.
위해우려종 지정을 위한 생태계 위해성 평가 기준은 크게 5가지로 △대상 생물의 국제적 지위 및 분포 △대상 생물의 환경방출 및 정착 가능성 △대상 생물의 자연확산 가능성 △대상생물의 생태적 특성 및 위해성 △사후관리의 적용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
환경부의 대서양 연어의 위해우려종 지정 사유는 높은 공격성과 빠른 성장속도로 토착종 생장 저해 우려가 있다는 점과 교잡에 따른 유전자 변질 및 전염병 우려 때문이다.


각국의 연어 양식 관리·규제 방법
미국은 최근 외래 유입종 등 양식어종의 어류 탈출 문제가 불거지자 어망 설계 기준 제시, 재해 취약성이 높은 지역의 양식 면허 제한, 약품 사용 규제, 사고 발생 시 보고 의무화 등 다각적인 관리 방법을 통해 주(州) 차원의 관리·감독 체제를 강화했다.
그 외에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5년 대서양연어에 치누크연어와 오션파우트 유전자를 조합한 GMO 연어 양식을 승인한 바 있다. 유전자 변형 연어가 인체에 무해하며, 양어장을 탈출해 생태계 질서에 혼란을 야기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을 근거로 했으며, 올해 초에는 동일한 이유를 근거로 GMO 연어 종자 수입도 허가했다. 단,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GMO 표기 의무화 법안 도입을 진행 중이며, 2022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는 환경 담당 부처의 양식장 불시 검문을 강화하고, 문제 발생 시 양식장을 폐쇄하는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칠레는 양식장 탈출 연어의 수매 제도를 폐지하고, 월별 항생제 보고 의무화, 형사처벌 규정 신설 등 관리 제도를 강화하는 개정안을 진행 중이다.
캐나다는 대서양 연어 양식의 환경적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 즉 증거를 기반으로 한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는 기조 하에 연어 양식을 금지하는 것이 아닌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야생 연어종을 보호하기 위한 8가지 권고사항을 2021년까지 이행할 예정이다.


연어 탈출에 대응한 기술 개발도 주력
세계적으로 대서양 연어의 탈출에 따른 생태계 문제 발생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어류탈출 방지를 위한 기술과 어류 탈출 후 영향 저감을 위한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어류 탈출 후 영향을 줄이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은 3배체 불임기술을 통해 이종교배를 막는 것과 야생에서 번식할 수 없도록 길들이는 방법, 양식적지를 선정하는 방법 등을 사용하고 있다. 연어 및 기타 외래 어종을 양식하는 국가들은 질병 확산 및 생태계 교란 방지를 위해 양식 금지보다는 생산 가이드라인, 위기 대응 매뉴얼 등을 제공하고 있다.
노르웨이 최초의 외해플랜트형 시범양식장인 오션팜 1호의 경우, 연어 탈출을 막기 위해 11겹의 어망조합으로 만든 복합어망을 양식장에 도입했다. 연어 이외에도 새우의 경우 미국(하와이, 택사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새우 양식장에서는 전염병으로 인해 주변 생태계 영향 문제가 발생하자, 무특이 병원체 개량 품종 개발을 위한 정부 주도의 R&D로 전염병 확산을 방지한 사례도 있다.


중국, 일본 등 대서양연어 양식 확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통계가 2016년까지 반영돼 공식통계로는 나타나지 않지만 중국에서도 대서양 연어를 양식하고 있으며, 산동오리엔탈오션사이테크는 육상 순환여과식 양식시스템으로 대서양 연어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국영 석유회사가 출자한 NBOD 사(社)를 통해 총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서양 연어 외해양식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산둥성 웨이하이 지역에 무인시설로 대서양 연어 케이지(16m×8m)를 설치 중이며, 2020년 1600톤을 생산한 뒤 향후 연간 2만 톤을 생산 목표로 하고 있다.
육상양식 전문 글로벌 기업인 퓨어 살몬 사(社)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연간 1~2만 톤 생산 규모의 시설 구축으로 대서양 연어를 연간 26만 톤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퓨어살몬은 폴란드에서 5~6kg의 대서양 연어를 연간 580톤 생산하는 시설을 운영 중이며, 일본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순환여과 연어 양식장인 소울오브재팬을 설립하기 위해 1억6200만 달러가 투자됐으며, 2021년부터 가동되면 최대 1만 톤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 연어 양식산업의 성장
2018년 우리나라는 3만8318톤(3억7500만 달러)의 연어를 수입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6.6%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최대 양식어류인 광어(넙치) 생산량이 같은 기간 3만7269톤이 생산된 것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대서양 연어가 국내시장에 침투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국내 연어 소비 증대로 연어 수입 증가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규모가 창출되면서 대서양연어 양식에 대한 국내 식품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는 국내 해역에서 냉수성 어종인 연어를 양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식되던 시기에 해역의 수온변화에 맞춰 가두리 양식장을 침하시킬 수 있는 부침식 가두리를 개발했고, 육상양식장에서는 스몰트 단계까지 양성, 순치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환경 위해성 저감 노력 병행 필요
세계적으로 품종 개량으로 성장이 빠른 대서양 연어를 이용한 연어 양식이 성행하고 있으며, 기술 발전으로 해상뿐만 아니라 육상양식이 발전하면서 양식가능 공간이 외연적으로 확대돼 우리나라와 유사한 환경의 국가에서도 대서양연어 양식을 계획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대서양연어 양식은 공간적, 환경적 제약요인들이 극복되면서 전 세계에 확산될 전망이므로 대서양연어 생산기술을 점진적으로 확보해 나가면서 대서양연어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양식산업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또한 국제 양식규범이 확산되면서 경제적, 환경적, 생태적 양식을 통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양식어류 탈출에 따른 환경위험에 대한 엄격한 대응도 요구된다.
따라서 대서양 연어를 활용한 양식산업 활성화 정책과 대서양 연어 탈출에 따른 환경 저해 요인의 저감을 위한 제도적, 기술적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기술개발 및 제도 마련 필요
미국은 유전자 조작 연어 승인 시 FDA 조건 등을 보면, 해당 품종의 양식장별 양식어류의 탈출 확률, 탈출 어류의 이종교배 확률, 생태계 저해 확률 등을 엄밀하게 제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통과한 경우 승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품종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에 해당하는 것이 환경부의 위해우려종 지정에 해당하며, 양식장 시설과 주변 해역 환경에 대한 엄밀한 사전 환경영향 평가를 통한 양식 허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양식산업 환경이 대기업 중심의 양식산업 구조가 아닌 상황에서 양식장별로 탈출의 확률, 탈출 시 생존 확률, 이종교배 확률, 생태계 영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므로 정부차원의 해역별, 표준 양식장별 환경영향 평가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대서양 연어 위해우려종 지정에 따른 논란을 계기로 연어 양식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양식어종의 환경유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식어류 탈출 방지에 대한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양식장 설계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양식장 설계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양식장 설계 자격인증제를 도입하고, 설계된 양식장의 사전 시뮬레이션 등을 통한 검증 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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