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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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시를 만나다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7.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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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사이에 두고


도종환


바다를 사이에 두고
우리가 밤마다 뒤척이며 돌아 눕고 있구나

 

그대 있는 곳까지 가다가
끝내 철썩철썩 파도소리로 변하고 마는
내 목소리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수없이 던진 소리들이
그대의 기슭에 다 못 가고
툭툭 물방울로 치솟다 떨어지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그대가 별빛으로 깜박일 때
나는 대낮의 거리에서 그대를 부르고 있거나

 

내가 마른 꽃 한 송이 들고 물가로 갈 때
언덕 아래 가득한 어둠으로 저물던
그대와의 자전하는 이 거리

 

바다를 사이에 두고 오늘도
밤마다 뒤척이며 돌아 눕고 있구나

 

※ 도종환 작가는…
충북 청주 출생.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 1985년 <실천문학>에 작품 발표. 시집 <접시꽃 당신>, <해안으로 가는 길> 등. 국회의원. 민족문학작가회의 부이사장 등. 공초문학상, 백석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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