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기념 특집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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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기념 특집 좌담회
  • 탁희업
  • 승인 2019.04.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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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하락, 폐사, 유통 문제 등 현안 해소 정책 절실

 

전복양식 2세 경영자에 듣는다
일시: 2019년 4월 19일
 
장소: 전남해양수산기술원 남부지부 해남지원 회의실
 
 
참석자
 
최영태 전 한국전복산업연합회장, 최호익(2세 경영자)
박병찬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감사, 박의민(2세 경영자)
차금주 금주수산 대표, 차충석(2세 경영자)
김형호 신흥수산 대표, 김영웅(2세 경영자)
권신채 중마수산 대표, 권광석(2세 경영자)
최상호 2세 경영자



 불법어업 단속 폐사도 중요하지만 정부 전략적 지원 필요
“특별한 대책 없어 자식에게 양식장 물려주는 것 미안할 뿐”
 2세 경영자, 전복양식 활성화 위해선 가공식품 개발 필요
 소비 촉진과 가격 안정 위해서 전문매장 확대해야 할 것


 
본사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국내 전복양식의 새로운 주요 생산지로 자리 잡고 있는 전남 해남군에서 전복양식장을 운영하는 수산업경영인들을 대상으로 전복산업의 현황과 미래,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이번 좌담회는 창업자인 아버지와 대를 이어 전복양식에 종사하고 있는 2세 경영자들을 함께 초대해 전복양식 경영에 대한 차이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 시간을 가졌다. 사상 최초로 실시된 이날 좌담회에서는 젊은 2세 경영자들의 전복양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이 돋보이기도 했으며 새로운 방식의 경영 대안도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토론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사회 : 최근 전복 양식업계가 가격 하락과 폐사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전복양식에 직접 뛰어들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아버지와 경영을 물려받고 있는 아들이 함께 참석해 전복양식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알아보고 전복양식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먼저 전복양식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와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영태 전 한국전복산업연합회장(이하 최 회장) : 부모 세대로서 안정적인 사업을 물려줄 수 없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오늘 이 자리를 기점으로 2세 경영자들이 자주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와도 함께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랍니다.
현재 전복양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법 양식시설입니다. 불법에 불법이 또 생겨나고 있습니다. 현재 120만 칸의 시설로는 연간 국내 생산량이 4만∼5만 톤은 돼야 합니다. 하지만 생산량은 2만여 톤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50%가 폐사하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자금 지원 없이 2조 원 이상 투자된 곳은 전복양식장이 유일합니다.
불법어업 단속과 폐사 방지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한 때입니다. 연간 5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김과 같이 마케팅과 가공, 생산 등에 걸쳐 체계화된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골든 시드 프로젝트(GSP) 사업으로 개발된 우수한 종자는 수출보다는 국내 양식 현장에 우선 보급돼야 합니다.

박병찬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감사(이하 박 감사) : 현재 전복양식은 생산에 대한 수급 조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시설은 늘어났지만 수익은 감소되고 있습니다. 10% 정도 구조조정을 한다면 단가 유지 등 업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수급 조절과 소비 촉진, 마케팅, 가공 등을 위한 예산이 편성돼야 하며, 어업인들에게 고른 혜택이 가도록 해야 합니다.
현장의 문제점 중 하나는 크기에 따른 가격 편차가 너무 세분화돼 있으며 운반용 용기(광주리) 무게에 대한 조정도 필요합니다. 즉, 유통인과 생산자의 상호 협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차금주 금주수산 대표(이하 차 대표) : 전복과 관련해 종묘 생산부터 시작해 24년간 종사해왔으며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유통구조 문제인데 유통상인이 가격 결정을 생산자들에게 통보하는 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로 2∼3년 내 수익이 제로인 양식장도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2세대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권신채 중마수산 대표(이하 권대표) : 초창기에는 기술이나 양식 현장 사정을 잘 몰라 투자도 꽤 많이 했으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습니다. 최근 가격 하락과 폐사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부터 그동안 해왔던 김양식을 포기하고 전복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복양식은 기간이 길어지는 반면 수익이 줄어 미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특별한 대책이 없어 자식에게 양식장을 물려준다는 것이 미안할 뿐입니다.
 
김형호 신형수산 대표(이하 김대표) : 김 가공과 전복 치패장, 양식장 등 사업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전복의 경우 중간상인들에 의한 가격 횡포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각종 자재나 물류 등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있으면 합니다.
 
사회 : 창업주이거나 현재 경영주인 부모들은 현재의 전복양식이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그 이유로  대량폐사와 유통구조, 가격 하락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또한 어려운 전복양식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데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경영을 물려받을 2세 경영자들의 생각은 어떻습니다.
 
권광석(43) : 28세에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귀어한 지 15년이 지났습니다. 일찍 귀어한 덕분에 기술적인 부분은 상당히 체득한 상황이며, 도시생활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등에서 자유로워 만족하는 편입니다. 현재 상황이 어렵지만 최소한 20년 이상은 전복양식에 몸담을 생각입니다.
 
최상호(34) : 어촌에 젊은 사람이 부족하지만 귀어한 지 4년이 됐습니다. 예전 김양식과 전복을 했지만 현재는 전복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아 다시 김양식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많습니다. 앞으로 전복 유통을 같이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차충석(35) :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부친의 권유로 전복양식에 참여한 지 5년 됐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적인 기술 축적과 함께 노하우가 생겨 자신감도 생기고 있습니다. 전복양식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가공식품 개발이 필요하며 개인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교육이 많았으면 합니다.
 
김영웅(34) : 양식에 참여한 지 5년이 지나면서 양식 현장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전율을 높이고 노후화된 양식장의 저질 개선을 해야 하지만 당장의 생산만을 고려해 어장 청소, 어장 교류 등이 부진합니다. 전복양식에 대한 인식 전환이 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박의민(32) : 전복양식에 참여한 지 5년여가 됐으며 인터넷 등을 통한 판매 등 사업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선별, 출하 등 영상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시장에서는 전복이 비싸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 안정적인 가격 유지가 안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역 브랜드를 만든다면 지역과 생산자를 함께 홍보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호익(32) : 양식장에 드나든 지 11년이 됐지만 아직도 부친의 지시에 따르고 있습니다. 연구소 등지와의 소통을 통해 폐사를 방지하는 기술 등을 습득하고 있습니다.
 
권광석 :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소매 판매가 유리할 때가 있습니다. 소비 활성화와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전문 매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역에 따라 양식 여건이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 어업인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인의 어장 특성을 감안한 생산계획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의민 : 생산자들은 유통상인과의 협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생산 현장과 실제 소비자 판매가격이 큰 것은 유통상의 문제라고 봅니다. 이러한 유통상의 문제가 해소돼야만 소비 확대와 가격 안정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웅 : 양식 관련 기자재나 물류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재는 고가의 장비나 귀한 물건이 아니지만 양식어업인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물김 생산이나 가공, 패각 배양장 등에는 다양한 지원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것이 수출 5억 달러 달성의 근간이 됐다고 봅니다. 양식어업인들의 만족도 역시 높기 때문에 전복양식에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 여러 가지 어려운 현안이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2세 경영자들은 전복양식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전복양식의 미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방안이 무엇인지, 개인적인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최 회장 : 전복양식에 대한 전망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생산과 판매, 소비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가 있어야 합니다. 우선 적정 가격 유지를 위해 공동 판매에 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은 자체 생산물에 대한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매칭펀드 등을 통한 중국 수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전복산업의 미래 발전은 연구개발에 있다고 봅니다. 마케팅과 가공, 전문 체인점 등을 확보한다면 소비 확대는 물론 지속적인 발전이 있을 것입니다.
 
박 감사 : 생산과 유통인 간의 간담회 등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세분화된 출하 가격과 덤에 대한 생산자와 유통인의 의견을 절충하는 등 협의를 해야 합니다. 또한 폐사 원인에 대한 지역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입니다. 산란 시기도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먹이를 공급하다가 폐사를 겪기도 하는데 이러한 정보 공유와 토론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차 대표 : 시설량이 증가하면 양식장 환경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종자의 건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환경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폐사가 늘어나는 것은 열성화 때문으로 봅니다. 근친교배나 외래어종을 이용한 종자 생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권 대표 : 현재 가격과 폐사, 유통 문제 등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협력체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2세들이 안정적인 생산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현안 해소에 정부를 비롯한 연구기관, 생산자, 유통인이 협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 대표 : 기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판매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식문화 변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간편식 등의 가공품 개발이 필요합니다.
 
차충석 : 현재 경영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업을 정리해 집중화를 할 계획입니다. 노후화된 치패장을 정리하고 전복가두리양식장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나아가 가공 등의 3차 산업에도 관심을 가질 생각입니다.
 
박의민 : 세대 간의 생각의 차이가 있고 도전하고 개척하고 싶은 분야가 있지만 현재는 아버지의 성공 사례를 따라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10∼15년 정도 계획하에 도전하고 개척하고 싶은 분야에 직접 나서 볼 계획입니다.
 
최호익 : 10년 이상 양식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양식장을 꾸려나갈 수 있는데 부친의 의견에 따르고 있는 편입니다. 전복양식을 비롯해 치패장 운영 등 혼자서 가능한 사업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현재 상황을 볼 때 유통과 가공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에 더 많은 투자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 가격 하락과 폐사에 따른 수익성 저하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전복 산업의 성장이 정체되고 일부에서는 위기에 직면해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2세 경영자들은 어촌으로 돌아온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특히 상당한 업적을 이룬 아버지의 성공 사례를 답습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갈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2세 경영자들의 도전과 개척정신이 이어진다면 전복양식업이 제2의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바쁘신 가운데도 아버지와 2세 경영자들이 함께 참석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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