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선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양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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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양식부장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4.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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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양식산업 육성


스마트양식 활성화로 수산양식 경제성 확보 가능

양식시스템 비표준화로 수산피해 예방지침 적용 한계
수산양식의 기본은 우량 수산종자 확보에서부터 시작
국제 인증으로 양식종 브랜드화와 신뢰성 제고 필요
수산물 소비경향 활소비에서 가공제품으로 전환할 때


 

국제적으로 급부상하는 수산양식산업
세계 수산자원의 어획량은 9000만 톤 수준에서 정체돼 전 세계적으로 식량안보 및 자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수산양식업이 미래 식량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FAO, 2018). 세계 수산물 양식 생산량은 2007년 이후 매년 5% 내외로 성장해 10년 만에 60%가 증가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을 소비하는 인구는 74억 명으로 인구 1명당 연간 20.3㎏의 수산물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6년 기준).
따라서 세계 각국에서는 양식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친환경 양식을 위한 연안역 통합관리체계 확립, 국가적 브랜드 품종 개발, 양식 시스템의 기계화‧자동화, 육종기술 및 고효율 배합사료 개발과 더불어 양식수산물의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국가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가장 두드러진 경향은 양식산업의 규모화, 첨단화를 구상‧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전략 수립
지난 4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수산양식산업은 연평균 20%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룩했으며, 이는 정보기술(IT)산업 다음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한 것이다. 그러나 양적 성장을 위한 전략과 기술 투자로 말미암아 한정된 지역에서 다양한 어종(90여 개 품종)이 양식되는 등 수산양식산업이 확대 발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가 많으므로,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전략적인 연구 및 투자를 통해 수산양식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전략방향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수산종자의 발전으로 양식산업의 토대 마련
수산양식의 기본은 우량 수산종자의 확보에서부터 시작된다. 수산종자산업은 세계적으로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개발 초기 단계로 국제적인 선점 효과가 매우 크다. 노르웨이의 경우, 대서양연어를 40년간 육종으로 개량한 우량종자를 양식해 전 세계로 수출함으로써 노르웨이의 수산업은 에너지산업 다음의 국가 기반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발효된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 협약에 따라 종자의 권리가 해조류 등 식물에 적용됨에 따라 동식물 모두 종자 확보 및 권리 보호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중국은 ‘전국 수산 우량종 체계 수립계획(1998∼2002)’과 ‘해양 경제 발전계획(2011∼2015)’ 등을 근거로 우량종자 개발 연구에 집중 투자‧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수산종자산업을 수‧해양 생명공학 4대 과제로 선정해 대단위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일본은 수산생물에 대한 기초 생리‧생태 연구를 통해 뱀장어, 참다랑어 등 고부가가치 품종에 대한 종자 생산 및 양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 양식용 종자 생산기술 개발이 시작됐으며, 2000년대 들어 ‘선발육종기술’을 이용해 우량 수산종자 품종 개발이 시작됐다. 그 결과, 성장이 30% 빠른 속성장 넙치(킹넙치)와 전복(킹전복)을 개발해 양식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수산종자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발전시키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2015년 6월 ‘수산종자산업육성법’을 제정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신품종 개발
국내외적으로 수요는 많으나, 양식기술이 확립되지 않아 자연에서 종자를 포획해 판매하는 품종에 대한 인공종자 생산기술을 확립해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의 자원 감소에 대한 대비책이다. 그중에서도 국내 어획량이 부족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종, 예를 들면 오징어, 명태, 연어, 참다랑어에 대한 완전양식 기술 개발 및 산업화는 수입 대체 효과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들 품종 중 참다랑어는 국가 영해의 전략적 이용을 위한 외해양식어장 적용이 가능한 품종으로 향후 수산양식업의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완전양식 기술 개발이 그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이다. 또한 양식용 종자를 전적으로 자연산 실뱀장어 채포에 의존하는 뱀장어는 국내 수급량이 부족할 경우, 수입해야 하는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품종이므로 안정적인 종자 확보를 위한 대량 인공종자 생산기술의 확립이 매우 시급하다.


안전한 수산물 생산을 위한 추진전략 마련
‘수산물은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음으로써 수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서 2016년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수산물 연간 소비량은 59.9㎏으로 세계 제1의 수산물 소비국이 됐다. 대국민 설문 조사 결과, 해양수산의 키워드 1위가 수산물(45.2%)이며, 수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개선해야 될 부분으로 ‘수산물 안전성(26.3%)’을 꼽아 식중독(비브리오, 노로바이러스 등), 해양 오염사고(유류오염,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 항생제 오남용에 따른 수산 먹거리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 안전한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친환경적인 지속가능한 양식’을 위한 인증에도 관심이 모아져서 책임 있는 수산양식을 위한 표준을 설정하는 ‘수산양식관리협의회(ASC)’와 자연산 해조류의 책임 있는 채취를 위한 표준을 설정하는 ‘해양관리협의회(MSC)’의 활동도 최근에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국제적인 비영리기관의 인증을 획득해 양식종의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양식 수산물의 신뢰성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고부가가치 수산식품 개발
국내 수산양식업은 활어 소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국내시장 또한 협소해 현재의 생산패턴인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는 부가가치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활어 소비마저도 30대 이상의 기성세대에 의한 소비이며, 12~18세의 청소년들은 농산물(216.2g)과 축산물(153.2g)에 비해 수산물(32.6g)에 대한 선호도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수산물 소비는 점점 더 감소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 소비의 주체가 되는 청소년들이 수산물을 지속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수산물의 소비경향을 활소비에서 가공제품 쪽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수산물은 일반 식품과는 달리 생산, 물류, 도소매, 가공, 외식 등 생산에서부터 최종 소비까지 누적 부가가치 창출 영역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수산양식업의 활성화 및 수산식품산업의 육성을 통해 신성장동력 창출과 대내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즉, 기존의 횟감용 어류 생산을 위주로 하는 양식업계는 지역별 브랜드 개발 및 가공제품 개발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 소비 증대 및 대중화를 유도해야 한다.


신구 양식기술 융합해 4차 양식산업 혁명 유도
독일의 철학자 헤겔이 제시한 ‘양질 전환의 법칙’에 따라 일정 수준의 양적 변화가 누적되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변화가 일어난다. 즉, 산업 내부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완성되면 더 발전된 산업환경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것이 ‘산업혁명’이며, 수산업도 전기에너지 기반의 대량생산 혁명(2차 산업혁명)에서 컴퓨터 제어 자동화 혁명(3차 산업혁명)을 거쳐 양식생물, 기자재, 어업인이 고리를 이뤄 ‘지능과 정보’가 융합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현재 국내 양식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대부분의 양식이 경험 의존적‧노동 집약적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양식어업 종사자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식 시스템의 ‘비표준화’로 말미암아 수산 피해에 대비한 예방지침을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피해 예방보다는 피해 발생 시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빅데이터와 자동화설비가 구축된 스마트 양식장 운영이 활성화된다면 인건비, 사료비 등의 경비 절감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한 수산양식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양식업 종사자의 고령화 및 인력 수급 문제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존의 경험과 기술 의존적인 양식장 운영에서 누구나가 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양식 시스템의 완성으로 귀어인구의  증가와 청년인력의 유입으로 어촌이 활성화될 것이며, 이는 수산 벤처기업의 창업 등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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