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현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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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현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4.2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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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혁신 2030 어떻게 추진되나

수산업 매출 100조 어가소득 8000만 원 ‘희망’

생산 지원 중심의 어업구조에서 자원관리형으로 바꿔야
양식장 면허 심사·평가제 도입 친환경 배합사료 의무화
소규모 항포구 정비해 어항 현대화 어촌 정주여건 개선
수산물 유통·소비를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가 우리나라의 손을 들어줬다. 수산업계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혹시 모를 위해(危害) 수산물 수입과 국민들의 수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한일 어업협상 지연, 각국의 비관세 장벽 강화 등 수산 분야의 대외적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기후변화, 자원 남획 등으로 1990년 147만 톤이었던 연근해수산물 생산량은 2016년부터 100만 톤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가 인구도 2000년 25만 명에서 2017년 12만 명으로 약 50% 감소했다. 또한 65세 이상의 어촌 인구 비율이 2017년 35.2%에 달하는 등 어촌의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국내외적 어려움으로 우리 수산업과 어촌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2월 ‘수산혁신 2030계획’을 마련했다. 해묵은 어업 관행과 단기 처방 위주의 대책에서 벗어나 수산업을 혁신하고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이다.
‘수산혁신 2030계획’의 첫 번째 목표는 기존 생산 지원 중심의 어업구조를 자원관리형 어업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총허용어획량(TAC) 기반 자원관리형 어업구조를 정착시켜 2030년까지 연근해 자원량을 500만 톤까지 회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TAC 의무화, 단계별 금어 시스템 도입, 휴어제 확대, 어린 물고기 남획 방지, 어구 관리 강화 등을 추진한다.
우선 현재 자율참여 방식의 TAC제도를 2022년까지 TAC 대상 어종과 업종을 지정하는 TAC 의무화를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할당된 어획량을 상호 거래할 수 있는 개별양도성 할당방식(ITQ)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게 된다. 어종별 자원량 수준에 따라 ‘단계별 금어 시스템’을 도입해 체계적인 자원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휴어제도를 확대해 어획노력량을 감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어업구조를 개편한다. 수산자원관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린 물고기 남획을 방지하기 위해 ‘세목망 사용 제한’을 강화하고, ‘전자 어구 식별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도입해 어구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는 양식어업의 규모화와 스마트화다. 친환경·고부가가치 스마트 양식체계 구축을 통해 국민들이 건강한 수산물을 섭취하고 어업인은 높은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추진한다. 일부 품목에 대해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하고, 참치펀드 등 실물펀드 출시를 통해 투자 기반도 확충할 계획이다. 대규모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및 외해양식 스마트 플랜트 구축을 추진하고, 기존 재래식‧사후대응 양식 체제에서 친환경·예방 양식 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양식어장 ‘면허 심사·평가제’ 도입과 함께 친환경 배합사료 의무화도 추진한다.
세 번째로 ‘어촌뉴딜 300’ 사업 등 소규모 항·포구의 정비를 통해 어항을 현대화하고 어촌의 정주여건을 개선한다. 바다 가꿈 프로젝트, 5대 강마을 재생사업 등으로 어촌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공익형 직불제 도입, 어촌관광 활성화 등을 통해 어업인의 안정적 소득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유휴 양식면허권과 어선허가의 이양·매입과 임대화를 지원하는 ‘어업권거래은행(가칭)’ 설립,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 귀어·귀촌 활성화 등을 통해 청년들의 어촌 진입을 촉진하고 어촌의 활력을 제고하고자 한다.
네 번째로 수산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해 수산업이 자생력을 갖춘 산업으로 탈바꿈하도록 유도한다. 유망 벤처·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전주기적 지원체계를 구축해 벤처투자·창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한 수산기업 성장 플랫폼 구축을 위해 수출가공클러스터와 수산식품산업단지도 조성하고 수출기업의 현지 지원,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우리 수산물의 해외 판로도 다변화한다.
마지막으로 수산물 유통·소비를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수산물 유통체계 혁신 및 안전성 강화를 통해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건강한 소비문화를 정착시켜나갈 예정이다. 산지거점유통센터, 소비지분산물류센터 건립 확대, 저온유통 시스템 구축, 청정위판장 도입 등을 통해 유통 기반을 확대하고 수산물 이력제 의무화, 원산지 표시품목 확대 등 유통단계의 수산물 안전성도 강화한다. 또한 수산자원의 고갈정도를 나타내는 신호등 표시제 도입, 어린 물고기와 알 밴 수산물 안 먹기 캠페인 등을 통해 건전한 소비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런 변화의 노력을 바탕으로 수산업을 전통산업, 사양산업의 인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여 미래 혁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인류학자 피터 터친은 ‘초협력사회’에서 협력을 잘 이뤄내는 집단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고 더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수산 분야도 수산인, 지자체, 해수부가 협력해 수산혁신과 수산자원관리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수산부국의 꿈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 2030년 수산업 매출액 100조 원, 어가소득 8000만 원 달성, 수산 분야 신규 일자리 4만 개 창출이라는 희망이 봄꽃처럼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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