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문
문효치
차잎 뒤에 써 놓은
편지를 읽었다
강진의 뒤안
다산의 유배지 발 아래
스산한 바람 맞으며
물 묻은 별을 줍고 있다 했다
청자 사금파리에 붙어
꿈 속 깊이 묻혀 있다가
때때로 축축한 흙을 들추고 튀어나오는
맑은 금속성 찰상거리는 소리 들으며
호젓하게 산다 했다
탐진만의 물은 술이라 했다
저녁놀 풀어 마시며 취한다 했다
앞문 걸어 잠그고
바다 쪽 뒷문만 열고 산다 했다
※ 문효치 작가는…
전북 군산 출생. 196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연기 속에 서서>, <남내리 연서> 등. 시선십 <백제시집> 등. 산문집 <시가 있는 길> 등.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저작권자 © 한국수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