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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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시를 만나다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3.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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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다


강희근


비온 뒤
가을 바다는 조선 삼베, 삼베올처럼 적당히 거칠다
바다 아랫도리가 도시 앞바다 얼굴을 하고 있다
해수욕장 기인 모래사장도 살갗이 텄다


섬을 보면,
까끌까끌한 바람이 지난 철 꿈의 명암을 뜯어내고 있는 중이다


수평선이 중심이다
가을은 여기서부터 쓸쓸함 또는 쓸쓸함의 길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인간은, 이 흔들리는 쓸쓸함으로 들어가서
까끌거리는 삼베올로 들어가서
섬과 섬 사이 하나가 된다


노을에 버티다가 노을에 그림이 되는 섬,
섬 하나!


※ 강희근 작가는…
경남 산청 출생.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바다, 한 시간쯤>, <새벽 통영> 등.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조연현문학상, 김삿갓문학상 등 수상.

<자료 제공=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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