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종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상태바
우량종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 탁희업
  • 승인 2019.03.05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철지 국립수산과학원 육종연구센터 박사

 


지금 전 세계는 우량종자 확보 및 선점을 위하여 국가 간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종자산업은 그 자체가 매우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 집약적 산업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국가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선진국들은 정부차원에서 우량종자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량종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산분야의 대표적 성공사례인 노르웨이 대서양 연어는 40년간 10여 세대에 걸쳐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육종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왔기에 세계 제1의 대서양 연어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며, 현재 전 세계의 연어시장을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수산종자 연구개발은 1970년대 양식용 종자 생산기술(자연채집과 인공생산) 개발에서 시작하여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품종개발” 또는 “육종“으로 변화 발전하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모든 수산양식에 있어 육종기술을 통한 우량종자개발연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 정부에서 주도하는 “수산혁신 2030계획”에도 고수온 및 질병내성 우수종자개발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 전복 우량종자 개발을 위한 대표적 연구는 국립수산과학원 육종연구센터에서 200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속성장 육종참전복 개발” 연구이다. 이 연구과제는 올해 15년째로 오랜기간에 걸쳐 과학적이며 체계적으로 육종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속성장 육종참전복을 개발하기 위하여 5세대에 걸쳐 전통선발육종기술과 첨단 DNA분석기법을 활용하여 우수형질을 분석하고 세대별 유전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방법으로 2018년 일반 참전복보다 성장이 30%이상 향상된 “킹전복(King Junbok)”을 개발하였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18년 4월에 “킹전복 브랜드 선포식”을 개최하고 국내 최대 전복 생산지인 전남(완도, 해남, 진도)양식 현장에 보급을 시작하였으며 현장 모니터링을 추진해오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킹전복 치패를 잘 키운 4개의 우수업체를 선정하여 현판증정식을 하였다. 선정된 4개 우수업체 대표 모두는 “킹전복의 보급시기가 일반 현장 생산 시기보다 1개월정도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장크기가 평균 4cm 이상의 전복종자를 생산한 것은 이례 없는 일이다”며 2019년에는 보다 많은양의 킹전복 보급을 요청하였다.

 

킹전복의 현장보급은 또 다른 측면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바로 여름철 대량폐사에 대한 문제 해결책이다. 킹전복은 한국 고유의 참전복(Haliotis discus hannai) 혈통만을 이용하여 개발한 품종이다. 참전복의 주 산란기는 늦가을(10월)이지만 지역수온에 따라 차이가 있어 봄과 가을 2회에 걸쳐 산란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전복의 우량종자개발을 목적으로 불명확한 전복 품종간의 교배로 전복의 주 산란시기가 여름철 고수온기인 7~8월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산란시기의 변화는 여름철 전복폐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여름철 수온이 상승한 바닷물은 성숙되어 있는 전복의 산란을 유도하여 다량의 알과 정자를 방출하게 한다. 그 결과 해상가두리 안의 수질악화, 산소결핍 현상등으로 전복폐사를 더욱더 가중화 시키고 있다. 특히 밀집시설로 조류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더 많은 폐사가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순수 참전복 혈통인 킹전복의 현장보급은 이러한 여름철 전복폐사량 저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킹전복 뿐만 아니라 고수온기에 강한 참전복 개발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고수온내성 참전복”은 5년간 첨단선발육종기술과 생명공학의 유전체육종기술을 병행하여 개발 하였으며 일반전복과의 생존율 비교실험 결과 30%이상 높은 생존율을 나타내었다. 2019년에는 고수온내성 참전복의 체계적인 보급을 위하여 현장 시험보급 및 해상가두리 고수온내성 검정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고수온내성 참전복이 현장에서 여름철 고수온기에 폐사없이 정상적으로 생산이 되면 앞으로 우리나라 전복생산량에 크나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킹전복” 뿐만 아니라 “고수온내성 참전복”과 같이 전복 우량종자개발의 중요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근의 전복 양식국가에서도 매우 강조되어 지고 있다. 이러한 전복의 우량종자의 개발은 현재 전복 양식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전복 양식산업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수산종자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수산양식도 지속적으로 확대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량종자의 생산기술력 확보 및 보유가 절실하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우량종자 개발 및 생산기술력 확보는 머지 않는 미래에 우리나라의 수산양식이 세계 수산종자 시장을 선점하여 국제 수산업을 이끌어 갈 것이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