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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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3.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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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를 죽여야지...             
한 주막의 계집이 행방 생각이  날 때마다 농담으로 남편에게 외눈박이를 죽여 야지 하곤 하였다. 외눈박이란 곧 사내의 양물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어느날 밤 삼경이 되어 남편이 아내에게 이르기를,
"이제 그 외눈박이를 죽이는게 어떻소 ?"
하고 은밀히 청했다, 그러자 아내의 대답이,
"웃방의 나그네가 아직 깊이 잠들지  않았을 테니 사경쯤 되어 틈을 봐서 죽이는 게 좋겠소."
그런데 그 웃방에는 외눈의 나그네가 하나 있어서 이 부부의 대화를 듣고 소리 쳤다.
"날 살려 주시오! 날 좀 살려 주시오."


 동그라미와 작대기의 용도...       
한 선비가 홀로 사랑에서 책을 읽으며 소일했다. 그런 어느 날 남편이 외출하고 없는데 아내가 사랑에 갔다가 남편이 읽는 책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책에는  여기저기 글자에 동그라미를 친 곳도  있고 글자 옆에 점을 찍은 곳이 있는가 하면 작대기를  내리그은 곳도 있고 더러는 쪽지를 붙여놓은 곳도 있었다.
아내가 그 사연이 궁금해 출타에서 돌아온 남편에게 물으니,
"문리가 훌륭한 곳에는 동그라미를 치며  그 다음의 것에는 점을 찍고 좋지 않 은 곳에는 작대기를 내리긋는 것이오. 그리고 의문이 나는  곳에는 쪽지를 붙이 는 것이오."
하고 일러 주었다. 그런 뒤 어느 날 남편이 크게 술에 취해 돌아와 의관을 모두 벗어던진 채 알몸 으로 인사불성에 빠져 있었다. 아내가 그 모습을  보니 남편의 물건이 머리를 크게  쳐들고 영기가 발발할 뿐 아니라 웅장하기 비할 바 없자 그  머리에 붉은 물로 동그라미를 돌리고 두 주 머니엔 점을 찍고 어지럽게 뻗은  음모에는 작대기를 긋고 콧등에는 쪽지를 붙여 두었다, 이윽고 선비가 술에서  깨어나 몰골을 살피니 해괴한지라  아내를 불러 따지기를,
"내 술에 취해 인사불성일 때 어떤 자가 내 몸에 괴이한 장난질을 쳤으니 부인 은 그 연고를 아시오?"
하고 물었다. 그러자 얼른 아내가 대답하기를,
"그건 제가 했어요.  당신의 그 물건이 응대하고 발발한 것이  좋아 동그라미를 쳤고 주머니는 그 다음의 것이기에  점을 쳤으며 숲은 깨끗하지 못해 작대기를 그었습니다. 그리고 속언에 이르기를 코가 큰 자는 그것도  크다 했는데 당신은 코가 작은데도 그것이 크니 이건 필히 의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거기엔 쪽 지를 붙인 것입니다.  이 모두가 당신의 가르침으로 익힌  것이지요. 그런데 혹 잘못 익힌 게 있나요 ?"
하니 지아비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눈이 쓰린 나머지...                       
바람기가 거센 한 건달이 너무 휘두른 나머지 그만 그것이 망가지고 말았다. 이 건달은 의원을 찾았고 의원은 그 소중한 두 개를 바꿔 끼어야만 하겠다고 했다.
"이걸 빼내고 대신 썩 좋은 마늘쪽을 넣어 보시오."
별수없이 건달은 의왼 말대로 거기에 마늘을 넣기로 했다. 다행히도 별 탈이 없어 건달은 의원을 찾지 않게 되었는데 어느날 우연히도 길 거리에서 만나게 되었다.
"아, 젊은이, 안녕한가 ? 그래 그후 별고 없겠지 ?"
"의원님, 정말 흠잡을 데 없이 잘 됐습니다. 진짜를 달고 있을때와 다름이 없어 요. 다만 한가지 곤란한 것은 일을 치를라치면 계집들이  하나같이 눈이 쓰리다 면서 비오듯 눈물을 흘리더군요."


 주소가 바뀌었다...                        
한 악동이 달밤에 알몸으로  이웃집 닭을 훔치러 나섰다. 닭의 햇대는 침실  창 문 밖 처마 끝에 있었다.
슬금슬금 악동이 횃대로 다가갔을 때, 주인 영감이 악동의 그림자를 보았다.
"이게 필시 도둑놈이렸다 !" 하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주인은 사발 하나를 들어 창 너머로 힘껏 내던졌다.
그런데 그것은 공교롭게도 악동의 코끝을  스치고 다시 양두를 스친 다음에 땅 에 떨어졌다.
악동은 그 순간에 코끝과 양두가 각기 한 점씩 떨어져 나간 것을 알고 급히 그 것을 주워 들고는 삼십육계를 놓았다. 그는 한참 도망을 친 다음에 그  두 살점 을 보고는,
"이 살점이 떨어진 자리에 아직 뜨거운 피가 맺혀 있으니 도로 붙일 수도 있겠 지."
하고는 곧 도로 붙여 두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붙긴  잘 붙었는데 그만 어둠 속에서  잘못 보고 코끝을 양두 에, 양구를 코끝에 붙인 것이다. 이로부터 그는 향기나 냄새를 맡게 되면 양두가 실룩거리게  되었고, 옥문을 가 까이 하면 코끝이 벌떡벌떡 일어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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