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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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2.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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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죄수가 옥중에서 서로를 위로하며...     
"대장부가 이런 곳에 한번 들어오는 건 큰 허물은 아닌데 대체 당신은 무슨 사 유로 들어오게 되었소 ?"
"허허, 나야 엎드려 자다가 그렇게 되었소."
"아아니 엎드려 잔 게 그 무슨 죄가 된단 말이오 ?"
"내 배 밑에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오. 그런데 당신은 어떤 사유로 여길 왔소?"
"아아, 나는 고삐 하나를 잡은 사유로 들어왔소."
"아아니 고삐를 잡은 것도 죄가 되오?"
"그 고삐 끝에 한 물건이 달려 있었던 거요"
한 사람은 유부녀와 간통한 자이고  다른 한 사람은 소도둑이지만 그 재치스런 변명만은 둘 다 그만그만했다.


닷되 닷되 다닷되....                       
어느 봄날 따뜻한 한낮이었다. 어떤 부부가 낮 방사를  시작하여 운우가 바야흐 로 무르익으려는 순간이었다. 이때 여종이 방 문앞에 다가서더니,
"아씨 마님, 저녁을 지으렵니다. 쌀은 몇 되를 하오리까 ?"
하고 아뢰는 게 아닌가. 아씨 마님은 막 격앙되어 있는지라,
"닷되, 닷되. 다닷 되."
하고 대답하고 말았다. 여종은 얼른 서말 닷되를 내어 밥을 지었다. 이를 본 아씨 마님이 어처구니가 없어 크게 책망하자, "아씨 마님 분부대로  했습니다. 닷 되에 닷 되면  한 말이 아니옵니까. 거기에 또 다닷 되라면 두 말 닷되니 모두 서 말 닷 되가 아니옵니까 ?"
하고 오히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제서야 아씨 마님은  좀전의 시말을 생각 하고,
"요년아, 네가 짐작해서 들을 것이지 그 순간에 내 어찌 인시를 알겠느냐."


 많이도 까 먹었다...                       
어떤 자가 친구의 집을 찾았으나 주인이 출타중이라 아이에게.
"너의 엄친께선 어디 가셨느냐 ?"
하고 묻자 아이는,
"간 곳에 갔지 어딜 가요."
하고 대답하자 아이의 당돌한 언행에 어이가 없어,
"네 나이가 몇인고 ?"
"건너 동네 석례와 동갑이에요."
하고 대답하자 다시,
"석례는 몇 살인고 ?"
하고 물으니 아이는 귀찮다는 듯이,
"저와 동갑이지 뭐에요."
하고 불손하게 대꾸하는 게 아닌가. 그는,
"어린 놈이 이다지도 교사스럽단 말이냐. 네 불알을 까야겠다."
하고 겁을 주었더니 아이는 주저없이 되묻기를,
"아니 다 큰 아이의 불알도 까 먹을 수 있어요 ?"
"그래. 안될 게 없다."
"맞아, 많이 까먹었나봐. 턱 밑에 저렇게 음모가 더덕더덕 있는 걸 보니."


 커야 할 것은 작고...                      
한 상놈의 계집이 버선  한 컬레를 만들어 남편에게 주었다. 그러나 남편이  그 버선을 신으려고 아무리 기를 써도 버선이 작아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남편은 혀를 차며,
"당신 재주는 정말 기괴하구려. 마땅히 좁아야 할 것은  너무 넓어서 쓸모가 없고 넓어도 좋은 물건은 너무 좁아서 쓸모가 없지 않소" 하고 꾸짖으니 아내가 이렇게 응답했다.
"당신의 물건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니오. 커야 할 것은  작고 마땅히 커서는 안 될 발은 일취월장 커져만 가니 그건 무슨 꼴이오 ?"


없는 구멍을 뚫으려면...

어느 시대나 그랬지만 선묘조때도 상통하는 자는 중죄로 다스리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궁녀와 상통한 자가 왕의 사면을 받아 무사히 풀려난 일이 있다. 이 승지가 지신이란 관직에 있을 때 그의 청지기가 궁녀와 상통한 죄로 벌을 받게 되었다.

이 승지는 청지기가 불쌍했으나 그의 힘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하루 는 이 승지가 왕의 부름을 받았다. 이 승지는 한 가지 묘책을 생각해 내고 일 부러 좀 늦게 입시하여 왕 앞에 무릎을 꿇었다.

"어이하여 이렇게 늦었는고 ? 어디 그 사연을 좀 들어 보자."

하고 왕이 물었다.

"상명을 받자옵고 서둘러 궁을 향하옵는데 종루 거리에 많은 백성이 모여 웃고 떠들고 있어 말을 세우고 사연을 물으니 이러하였사옵니다. 모기란 놈이 말벌과 만났는데. 말벌이 모기를 보고 하는 말이 내 배가 이렇게 너무 불러 숫놈이 찔러야 배설이 되어 좀 후련하겠으니 자네의 그 날카로운 주둥이로 구멍을 좀 뚫어 주는 게 어떻겠는가. 하고 넌즈시 청했더랍니다. 그러자 모기가 대답하기 를 자네 청을 어찌 나쁘다 하겠는가, 하지만 요즈음 소문에 승지의 청지기가 본래부터 있는 구멍을 뚫었는데도 죄를 면치 못하게 되었다는데 만일 감히 내 가 없는 구멍을 뚫는다면 그 죄가 얼마나 무섭겠는가, 그러니 이 미천한 몸이 어이 그 중벌을 감당하면서 자네에게 구멍을 뚫어줄 수 있겠는가, 하고 대답하 였더랍니다. 그런 연고로 입시가 늦었아오나 황공하옵게도 소신이 대죄를 지었 사옵니다."

승지가 이렇게 아뢰고 머리를 조아리자 왕은 노여움을 풀고 미소를 지으며 이 렇게 칙유를 내렸다.

"그것은 동방삭의 골계가 무색한 재치로다. 청지기의 죄를 사하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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