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리흰오징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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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고리흰오징어를 아시나요?
  • 탁희업
  • 승인 2019.01.3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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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 포항을 중심으로한 어업인들이 대체자원 개발을 촉구하고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조차 이름이 생소한 갈고리흰오징어를 산업화하자는 것이다. 이들 어업인들은 지난달 하순경 국립수산과학원을 찾아 시험조업와 어획량, 식품개발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어획부진으로 오징어 산업의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어업인들이 직접 자구책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자원량이 풍부한 미이용 자원을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다행이 갈고리흰오징어는 자원이 풍부하지만 미이용자원으로 방치돼 있는 상황이며, 이미 자원량이나 식품으로서의 활용 가능성까지 검토돼 있어 산업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어업인들의 주장이다.


일명 독도오징어로 불리는 갈고리흰오징어는 상품가치가 없어 천대받던 종이다. 흔히 오징어라 불리는 살오징어보다 가격은 물론 죽었을 때 하얗게 변색돼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거의 없는 어종이다.


울릉도와 독도근해 등 수심 300m 이심에서 서식하는 갈고리흰오징어는 그동안 강원도지역 배부분에서 부수어획으로 위판되고 있지만 어획후 급격한 선도 하락으로 환영받지 못하며 수익에도 큰 도움을 주지 못한 어종이다.


살오징어 대체어종으로 갈고리흰오징어 개발된다면 자원관리는 물론 근해어선들의 조업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울릉도와 동해 연안에서는 연안 어선들의 오징어 조업이 거의 중단됐다. 위판되는 오징어 대부분은 먼바다에서 조업이 가능한 근해어선들이다.


울릉도 앞바다는 오징어 천지라고 알고 있다. 예전에는 그랬다. 요즘 울릉도와 독도 근해에는 오징어가 씨가 말랐다게 지역 어업인들의 주장이다. 울릉도 어선들이 울릉수협에 위판한게 언제인지 까마득하다는게 지역어업인들의 주장이다.


갈고리흰오징어는 수심이 깊은 지역에 서식하기 때문에 채낚기나 자망으로는 어획이 불가능하다. 집어도 사실상 불가능한 종이다. 동해구트롤 등 끄는 어구를 사용해야 한다. 조업 시기도 비수기인 6월부터여서 조업 분산이 가능하다.


올해 새해들면서 일시적으로 어획량이 늘어나 동해안에 오징어가 돌아왔다며 ‘풍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으나 어획량은 예년 수준을 훨씬 밑도는 정도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1월 오징어 어획량이 643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193톤의 3.8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수온이 높아 동해 중, 남부 연안에 어장이 폭넓게 형성됐다는게 ‘풍어’의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최고의 오징어 생산지인 울릉도와 독도, 경북지역에서는 오징어를 접하기가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자원고갈로 어장이 황폐화됐다는 것이 어업인들의 주장이다.


새로운 어장이나 자원을 활용할 경우 살오징어의 자원회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갈고리흰오징어의 또다른 장점은 가공용 원료 공급과 수입대체 효과도 있다.


최근 동해안의 오징어 가공공장 90% 이상이 문을 닫은 상태다. 원료 수급이 어렵고 단가조차 맞출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부 가동중인 가공공장은 러시아에서 잡은 원료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이미 갈고리흰오징어에 대한 자원 연구를 진행한 상태며 식품으로 활용여부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징어로서의 상품가치는 떨어지지만 타우린 등 영양성분은 살오징어보다 높고,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공용으로서의 활용가치가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울릉수협의 오징어 위판량 사상 최악을 기록했으며,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에서 울릉도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0년 10.2%에서 2%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인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올해는 반짝 풍어로 어획량이 갑자기 증가해 기대감이 높았으나 가격은 뚝 떨어졌다. 반짝 풍어를 기록한 오징어는 일반적인 오징어보다 체장이 작다. 소위 총알 오징어로 불리는 이들의 어획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


어업인들은 언제까지 롤러코스터 같은 불투명한 현실을 헤쳐 나가야 할지 고민이다. 명태와 함께 동해안 특산어종으로 국민 수산물로 사랑받던 오징어가 ‘금징어’ 취급을 받을 줄 누가 예상한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동해안 북한 수역의 중국 어선 싹쓸이 조업이 최우선으로 꼽히고, 바다환경 변화와 자원 남획등이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어떤 이유든 자원이 줄어든 것이 명확한 상황이며, 오징어 자원 관리가 시급하다는데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징어 자원 감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우리 곁에서 사라진 명태 꼴이 날 수 있다는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어획시기부터 어획량, 체장 제한까지 다양한 자원관리 방안은 마련돼야 한다. 자칫 시기를 놓친다면 동해안에서 사라진 명태와 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지난 2016년 2월 독도 인근 바다에서 명태 한 마리가 그물에 올라왔다. 동해안에서 지천으로 널렸던 명태가 사라진 지 18년만의 일이었다.

지난 2014년 동해안 명태 살리기가 시작된 이후 122만마리의 치어가 방류됐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잡힌 명태는 고작 너댓마리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만큼 자원관리와 회복이 어렵다는 증거다. 미용자원의 대체어종 개발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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