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P 수산종자 수출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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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P 수산종자 수출 논쟁
  • 탁희업
  • 승인 2019.01.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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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골든시드프로젝트(GSP) 수산종자사업 추진 결과 넙치와 전복, 바리, 김 4개 전략 품목 수출액이 360만 달러를 기록했다. 목표액 342만달러를 초과달성했다. 김 단일품목 수출액이 5억달러를 넘어선 현실에서 360만달러는 초라한 수치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미래 수산업을 선도하는 종자 강국 실현을 위해 시작된 수산종자 GSP사업이 기반 구축단계의 1단계 사업에 이어 지난 2017년부터 산업화와 연계한 사업을 실시한 지 2년만에 이뤄낸 결과이기 때문에 목표 초과 달성이라는 성과는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전세계 수산물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어획량은 줄어들고 있다. FAO자료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수산물 생산량의 3분의 2는 양식 생산물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양식산업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 종자다. 우량 종자 확보가 곧 세계 수산물 생산과 소비 시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범국가적인 사업으로 오는 2021년까지 연간 5000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들여 종자 생산 기술 개발과 종자산업의 고차산업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에 수산종자 산업이 참여하게 된 것이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GSP 사업 계획과 목표 설정 당시 사업의 최종 목표를 우량종자 수출과 종자 시장 선점에 두고, 수산종자 역시 수출을 최우선 목표로 두게 됐다. 막대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기에 수출이라는 족쇄를 채워둔 것이다. 수산종자 GSP사업 역시 2단계 사업에 접어들면서 수출이라는 실적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목표액을 미달하거나 부진할 경우 사업예산 삭감이라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수산 종자의 해외 수출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농업이나 축산용 종자와는 달리 물이라는 특수한 환경하에서 연구와 기술개발이 진행되는 수산종자 사업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특히 우리가 개발한 우수한 종자가 다른 나라에서 후대 생산에 이용될 수 있기에 육상 종자보다 더 까다롭게 세심한 종자 보존 및 개발 기술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 360만달러는 눈여겨 봄직한 성과라고 보여진다. 수산종자사업단은 올해 수산종자 수출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3배정도 많은 951만달러로 결정했다. 종자생산과 육종기술개발, 품종보호 기술개발에 이어 해외 생산기지 구축이 진행된다면 어려운 상황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수출이 답인가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수출 확대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부정적인 견해가 줄이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강하게 제기되는 의문이 종자 수출의 효과 여부다.


단순히 수출과 시장 개척에만 그친다면 지속적인 종자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방과 기술 및 품종의 불법 유출이 가능하냐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다.


최근 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되면서 중국이 우리나라 종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 국내 우수 품종이 유출됐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김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변화에 대응하고자 지난 2016년 이후 김 종자 수출은 불가하다는 주장을 펼쳐 종자 수출은 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글로벌 종자 강국으로서 완벽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출에 치중할 경우 머지않은 장래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식용 종자를 값싸게 들여와 상품으로 키워 되팔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양식되는 참돔은 양식기술 개발 당시 일본에서 상품으로 들여온 참돔을 어미로 활용한 것이다. 우수한 종자의 새끼를 키워서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훨씬 이득이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수출이라는 족쇄를 걷어내지 않는다면 우량 종자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황금색을 띤 황금넙치는 기술개발 당시부터 중국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황금색 발현율도 최근 30%로 높아지고 발현 크기도 1.5kg에서 1kg크기 까지 빨라졌다. 황금넙치 새끼라고 수출했는데 30%만이 황금색을 띤다면 황금넙치 종자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현재 기술로서는 후대생산이 불가능한 3배체를 만들 경우 황금색 발현되지 않는다.


해외 생산 기지 구축 역시 우량 종자 확보와 수출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다. 생산 환경이 좋은 현지로 진출해 생산된 종자를 직접 판매한다면 생산원가 절감은 물론 수송, 검역등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고가상품으로 팔리는 바리과 어류는 육종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현지 생산하는 것이 국내생산에 의한 해외수출이라는 방식보다 경쟁력이 높다.


당장 수산종자 GSP사업이 수출이라는 족쇄를 걷어낼 수 없다면 수출 확대를 위한 행정적인 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수출 상대국과의 협정미비로 수출 품목 지정이 되지 않거나 검역 검사 서류조차 파악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고부가가치 유전자원 확보를 위해 새로운 품종을 이식하는 것조차 부처간 협의와 협조 미비로 불가능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만큼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규제와 행정적인 절차등을 거치는 동안 시장은 이미 남의 손에 안겨 있을 수 있다. 우선 수산종자 GSP사업에서 수출이라는 족쇄부터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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