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경영인의 역할과 성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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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경영인의 역할과 성장 방안
  • 탁희업
  • 승인 2018.12.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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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통성 해양수산부 소득복지과장
 
어촌의 미래 수산업경영인이 이끌어야
 
1981년부터 2018년까지 총 2만9000명 수산업경영인 선정
수산업에 종사하며 어촌의 유지와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
후계 어업인 양성에 선배 경영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수산업은 어려웠던 시절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끄는 주요 산업이었다. 1962년 수산물 수출이 국가 전체 수출액의 22.5%에 달하는 등 우리 수산업은 외화가 귀하던 1960~1970년대에 수출 효자산업으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일등 공신이었다. 이 당시 우리 어촌은 풍요와 활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산업화와 더불어 자유무역체제의 도입으로 우리 수산업은 차츰 쇠퇴하기 시작했다. 우리 밥상의 수산물은 수입산으로 대체되기 시작했으며, 어촌과 어업 기반은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화되었다. 많은 어촌 사람들이 삶의 터전인 바다를 뒤로하고 더 많은 소득과 더 나은 생활환경을 찾아 도시로 떠났다. 1970년 91만3000명에 달하던 어가 인구는 2017년 12만7000명으로 86% 감소했다. 50세 미만의 청장년층 비율도 같은 기간 87%에서 28%로 급감했다. 반세기만에 어촌의 인구 구조가 역전된 것이다.
 
1981년부터 어업인후계자 선정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어촌 고령화와 인구감소 해소를 위해 1981년부터 어업에 종사하려는 청장년층을 발굴해 어업인후계자로 선정하고 이들의 어업 기반 조성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1995년에는 어업인후계자 제도를 보다 발전시켰다. 어업 경력에 따라 어업인후계자-전업경영인-선도우수경영인의 3단계로 분류하고, 이들을 ‘수산업경영인’으로 통칭하고 있다.
1981년부터 2018년까지 총 2만9000명의 수산업경영인이 선정됐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수산업에 종사하며 어촌의 유지와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매년 천명 내외의 수산업경영인이 새로 늘어남에도 어촌 고령화는 꾸준히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우리 수산업경영인들이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배 어업인 이끌어 주는 역할 해야
첫째, 후계 어업인 양성에 수산업경영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어촌에 청년 인력을 유입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국 각지에 귀어귀촌종합센터를 개설하고 귀어인의 창업과 주택 마련에 필요한 자금을 융자하고 있다. 귀어귀촌인의 어촌 진입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법률의 제‧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전국 10개 수산계 고교의 수산업 특성화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과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1520톤급 다목적 어업실습선 ‘한미르호’를 신조하여 수산계고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실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들이 어촌에 정착하기는 쉽지 않다. 귀어인이나 수산계고 졸업생, 그리고 신규 어업인후계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선배 어업인의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직 어업인의 도움과 정책적 참여는 저조한 편이다. 해양수산부가 ‘창업어가 멘토링’ 등의 정책을 운영하지만 수요자들의 갈증을 모두 해소하긴 어렵다.
수산업경영인들이 현장에서 익힌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전파하는 멘토 역할을 해준다면 후배 어업인들이 보다 쉽게 수산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수산업경영인들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후계 어업인들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담당해주길 바란다.
새로운 변화 수산업경영인들이 선도해야
둘째, 수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우리 수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존 생산량 증대 위주에서 총허용어획량(TAC) 등을 기초로 한 자원관리형 어업으로 연근해 어업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ICT 기술 등을 접목한 스마트 양식을 구현하고 있다. 또한 안전한 수산물 공급 및 수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가공산업을 육성하고 유통구조를 혁신하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이러한 혁신은 정부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어업인들의 이해와 협조가 반드시 동반돼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노령 어업인들이 이러한 신기술과 변화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젊고 유능한 전국 각지의 수산업경영인들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변화에 앞장선다면 수산업의 환골탈태를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 관중이 저술한 관자(管子)에는 ‘일 년을 위한 대비책으로 곡식을 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고, 십년을 위한 대비책으로는 나무를 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으며, 평생을 위한 대비책으로 사람을 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촌의 미래도 결국 바다나 수산물이 아니라 사람에게 달렸다고 생각한다.
우리 수산업경영인들이 열정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후계 수산인력 양성과 수산업의 혁신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 수산업이 미래 성장 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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