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수협법 개정안 무산 소회
상태바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수협법 개정안 무산 소회
  • 장승범
  • 승인 2018.12.13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존경하는 조합장님 여러분!

한 겨울의 매서운 칼바람과 거센 파도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최선을 다하여 어촌과 어업인을 위해 온 힘을 다하여 주고 계시는 커다란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산을 오르더라도 발아래로는 해안선과 어촌이 보이고 저 멀리 드넓은 수평선이 펼쳐지는 곳만 정상을 밟았을 만큼 바다는 제게 운명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조부와 선친의 가업을 이어 3대째 뱃사람으로 살아온, 여러분과 같은 한 사람의 어업인으로서 바다 덕분에 먹고 살아온 인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바다와 수산업에 빚져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미력이나마 어촌과 어업인, 수산업을 위해 보답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서울에서 새로운 바다를 내다보고자 했고, 2015년 3월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을 비전으로 수협중앙회장의 중책을 맡게 됐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정부와 국회 관계자를 쉼 없이 만나고 전국 방방곡곡 어촌을 찾아 어업인들과 수산계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던 그 시간들은 오직 수협만이 어민과 바다를 살리고 진정으로 어업인을 위한 정책을 수행할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수협은 하루라도 빨리 1조원 가량의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해서 어업인과 어촌을 위해 수익을 환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동시에 어민의 소중한 자산인 노량진수산시장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해야만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바다모래채취 등 난개발로 인한 어장 훼손과 자원 멸실의 문제를 비롯하여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등 어업인의 생존권과 수산업의 존망이 달려 있는 어자원보전 및 회복 방안은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정책 기조가 유지되어야만 실현 가능한 과제라는 사실에 제게 주어진 임기의 한계를 절감하게 됐습니다.

특히 사업구조개편을 통한 수협은행의 비약적 발전과 중앙회와 회원조합의 손익 개선, 그리고 바다모래 채취 중단 등 수협이 이루어낸 성과를 보며 큰 보람을 느끼는 동시에 법 개정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수협중앙회장의 연임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돼 온 바, 지난 2017년 6월 28일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에서는 수협중앙회장 연임제한이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훼손하는 자의적인 차별로서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비록 헌법재판소에서 자기관련성을 사유로 소원을 각하했지만, 이는 수협조합원이 주요 구성원인 조직에서 자발적으로 수협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써 결코 작지 않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수협과 수산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완성하기 위해 회장 연임을 주요골자로 하는 수협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국회 회기 상 올해 안에는 법안 통과가 사실상 어렵게 됐고 여기까지가 제게 주어진 역할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우리 어업인의 열망을 실현해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후임 회장이 꼭 법 개정을 완수함으로써 수협을 수협답게 만들고, 진정으로 어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시켜 나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 동안 수협법 개정을 위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어업인을 대변해 적극적으로 힘써 주신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그리고 단 한 분도 빠짐없이 건의서를 작성하고 서명해 주신 모든 조합장님께서 그간 보내주신 크나 큰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수산업 발전을 위해 법안 개정에 적극 참여해주신 해양수산부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내년 2월에 실시되는 제25대 중앙회장 선거는 공명정대하게 실시해 혜안과 경륜을 두루 갖추고 진정으로 어업인과 수협을 봉사할 훌륭한 분을 선출하여 주시기 바라며, 수협법 개정을 통해 좌고우면 없이 먼 미래를 앞서 내다보고 청사진을 채워갈 수 있는  강한 수협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다시 한번 저를 믿고 힘이 돼주셨던 조합장님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여러분의 행복과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