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멸치 포장단위 조정에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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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멸치 포장단위 조정에 ‘온도차’
  • 안현선
  • 승인 2018.12.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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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권현망수협, 1.5kg→1kg 계획대로 추진
유통인들 “물가 상승으로 시장만 침체될 것”
간담회 갖고 의견 나눴지만 견해차만 확인


멸치권현망수협이 내년 1월부터 마른멸치 포장단위를 1.5kg에서 1kg로 하향하는 것을 두고 유통업계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멸치권현망수협과 건멸치 중도매인 및 도매상인 유통인들은 지난 12일 경남 통영에 소재한 멸치권현망수협에서 간담회를 갖고 건멸치 포장단위를 낮추는 사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서로 팽팽한 견해 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건멸치 유통 중도매인들은 이날 멸치권현망수협 측에 마른멸치 포장단위 감량 출하계획을 철회하고, 도매기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포장 규격을 1.5kg, 6kg, 12kg 단위로 다양화해달라고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그러나 멸치권현망수협 측은 조합원(어업인)들이 건의한 안건이 수협 총회를 통해 통과한 만큼 계획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기존 방침대로 내년 1월부터 마른멸치 포장단위를 1kg로 낮춰 유통한다는 예정이다.

멸치권현망수협 관계자는 “해마다 멸치 어획량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기름 값, 인건비, 어구비 등 제반비용은 증가하고 있어 적자조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경영난에 허덕이는 어업인들이 여러 가지 생존 방안을 모색하다가 중량을 낮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지·소비지 유통인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마른멸치 포장단위를 줄일 경우 포장비와 물류비, 하역비 등 유통 부대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결국엔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돼 소비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종구 서울건해 중도매인조합장은 “생산자가 인위적으로 마른멸치 포장단위를 줄이면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고 결국 서민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 영항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도매기능을 수행하는 전국 주요 도매시장 중도매인들도 소매형태의 거래단위로는 도매영업을 수행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멸치권현망수협 측은 “유통인들은 포장단위를 낮출 경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데 사실 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알 수 없다”면서 “조합에서 정해진 금액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날마다 치러지는 경매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값이 형성되는 만큼 성급하게 판단하기 보다는 시장의 흐름에 맡기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양측의 의견이 갈림에 따라 마른멸치 유통업계는 당분간은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건멸치 유통인들은 소비지와 산지 유통인들의 힘을 결집해 1.5kg 기본단위 사수를 위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자와 유통인 간의 입장 차가 분명하기 때문에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면서 “다만 내년부터 1kg 단위의 마른멸치가 유통되는 것은 확실한 만큼 이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생산자와 유통인 모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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