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에 산다-해광수산 박병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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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에 산다-해광수산 박병연 사장
  • 탁희업
  • 승인 2018.11.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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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바리 종묘 제주도 육상양식장에 국내 첫 분양

기후변화 대응 양식 신품종 기대, 친어관리 시설 확충 필요

 

자이언터그루퍼 종자 11만마리 국내 첫 출하

지난달 31일 전북 고창군 심원면 해광수산(대표 박병연) 직원들의 발길이 아침부터 분주해졌다. 지난 8월 2일 대만에서 들여온 자이언트 그루퍼(일명 대왕바리) 종자가 처음으로 제주도로 출하되기 때문이다. 이날 출하되는 종자는 전장 7∼10cm 크기 9만마리.

제주도 육상양식장에 판매돼 올해 대량양식이 추진된다. 제주 육상양식장에서 양식에 성공한다면 최고급 횟감용 어류가 새로운 양식품종으로 보급될 수 있다. 또한 강릉과 당진에 있는 순환여과 양식장에도 소량 분양돼 적정수온에서 성장을 비교 시험할 예정이다.

대왕바리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최고급 어류로 콜라겐이 많아 보양식으로 거래되고 있으나 종자 생산과 보급 미비, 양식 기술 부족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종이다. 전세계 바리과 어류는 158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이언트 그루퍼를 ‘환상의 맛’으로 최고로 치며, 최근 개발된 교잡종, 붉바리, 다금바리, 능성어 순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국내 종자 기술 확립과 수출을 추진하는 골든시드프로젝트(GSP) 사업에도 바리과 어류가 포함돼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여름철 고수온기에 대비한 새로운 품종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서 대왕바리 종자의 대량 생산과 국내 출하는 양식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제주도에 출하된 종자는 12개월후 2∼3kg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이언터 그루퍼는 수온이 26∼29도 일 때 성장이 잘 되기 때문에 히트펌프를 이용해 치어기인 겨울철에 가온해 연중 사육이 가능한 제주도의 새로운 양식 품종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근 보급되고 있는 순환여과양식장 에서도 새로운 양식 대상종으로 기대된다,

 

종자 국내 출하, 새로운 양식 품종으로 기대

박병연 사장은 “제주 육상양식장으로의 종자 출하에 대해 최고급 어종에 대한 종자 대량 생산 및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종자생산 시기와 어미관리만 가능하면 국내 양식 산업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9년 해성영어조합법인을 설립해 종묘생산에 종사해 온 박사장은 지난 2007년도 부터 제주 육상양식장에 능성어, 자바리, 붉바리, 하이브레이드, 대왕바리를 사육할수 있도록 치어를 공급했고 2017년에는 하이브리드(교잡종, 범바리)를 전남 완도와 충남 태안에 있는 순환 여과 양식장에 분양 및 투자해 현재 사육중이다.

교잡종은 1년에 2∼3kg정도 성장하지만 자이언터 그루퍼는 4∼5kg까지 성장하는 대형종이다. 때문에 양식 부가가치는 자이언터 그루퍼가 훨씬 높다.

지난1997년부터 능성어류(바리과어류)가 미래양식풍종이라는 생각으로 국내외 자료를 수집하여 기술개발을 추진한 박사장은 최근 능성어류의 가장 큰 문제인 기형어 문제와 바이러스 질병 폐사 기술을 확립했다.

중국에서는 바이러스 문제로 이 어종의 양식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기형어 발생에 대해서는 선천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 극복한 상태며 이날 출하된 종자 역시 기형어가 1%대에 불과할 정도로 거의 없는 상태다. 바이러스 감염에 어려움을 겪는 참돔과 능성어류의 육상사육에서의 바이러스 예방 기술을 18년만에 기술을 확보해 완벽하게 대응이 가능하게 됐다. 가장 중요한 첫 먹이도 자체 확립해 일본과 대만 기술자들이 직접 박사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박사장은 2010년 자이언터그루퍼를 대만에 수출 성공하고 지난 2011년에는 중국에 25만마리를 판매하기도 했다. 또한 2014년에는 중국 현지 양식장을 임대해 그린그루퍼, 교잡종등의 종자를 한국에서 120만마리를 생산해 수출후 현지양식장에서 관리, 판매했다.

 

종자 수출 가능성도 밝아, 어미 사육관리가 관건

대왕바리는 바리과 어류중 가장 대형어로서 맛도 뛰어나 최고급 어종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어란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대왕바리를 기준으로 대만. 중국등에서는 교잡종을 어미로 사용하고 있다. 히지만 이마저도 종자 생산이 어려워 양식 산업화가 부진한 실정이다. 이들 국가에서 노지에 양식할 경우 20개월만에 상품으로 적합한 8-10kg으로 키울 수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와 2016년 80만마리의 종자를 중국으로 수출했지만 오히려 수억원의 손해를 봤다. 중국의 수출 관련 업무와 통관 때문에 종자가 전량 폐기됐다. 때문에 올해는 수출 계획을 중단했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종자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적인 절차등으로 인해 중단한 것이다.

박사장은 정부는 국내 최우량 종자 생산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수출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수입국의 행정적인 절차와 검역등의 문제로 수출길이 막혀 있는 실정이라며 수출 확대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경우 자이언그루퍼등 수정란 반출이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 우리 종자가 수출될 경우 수정란을 공급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친어 관리다. 고수온에 적합한 바리과 어류는 월동이 불가능하고 이로인해 어미 확보가 어렵다. 산업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어미 관리 시설을 확충해 안정적인 수정란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박사장의 주장이다. 순환여과시설과 바이오플락 시스템이 마련돼야 바리과 어류 종묘생산과 육성이 가능하다. 이를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또한 베트남 등 기후조건이 좋은 해외어장 개발을 하여 생산하면 생산원가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이를위한 해외어장 개발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0여년간 바리과 어류에 매달린 결실이 이제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중국 수출 길은 이미 확보한 상황. 국내 종자 분양까지 실현돼 산업적 생산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누구도 가지 않고, 사업적으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분야였지만 홀로 새로운 실을 개척하고 이제 모든 양식인들이 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이다.

박사장은 “다양한 시험을 통해 기형이나 바이러스 질병 예방은 거의 가능한 수준이며 종자 생산에 대한 기술도 확보된 상태”라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신품종 양식이나 종자 수출, 양식 산업화를 위한 정책 추진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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