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 전복 양식산업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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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하락’ 전복 양식산업 대책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8.06.0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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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직거래 활성화 등 수요 증대 나서야


산지가격 끝없이 추락… 양식어가 파산 우려
시설·공급량 확대→수익 악화 ‘악순환’ 연속
중간·작은크기 급식 등 대량 판매 방안 필요


전복 산지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양식어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의 원인은 시설량이 증가하고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전복 수요 증대가 급선무이며, 이를 위해선 소비자들의 산지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온라인 직거래를 활성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동향분석(성진우 전문연구원)에서 제시한 관련 대책 내용을 소개한다.


산지가격 지속적 하락세
지난 2012년 6만7000~6만8000원이었던 kg당 10마리 크기의 전복 산지가격이 올해 4월 말 2만8000~2만9000원에 거래됐다. 이렇게 산지가격이 불과 6년 전에 비해 약 60% 정도 내리면서 양식어가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게 됐다.
전복 산지가격은 상반기인 봄철에 내리고 하반기에 상승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가운데, 2012년 이후 5년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전복 가격은 더 하락하거나 현재 수준에서 제한적인 반등만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봄철 출하를 위한 대기 물량들이 여전히 많고, 하반기 계절적 반등도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에도 현재보다 수요 증가 요인이 거의 없고, 전복 공급은 최근 양성물량과 생존율 등을 고려할 때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시설량 증가가 가격 하락의 주원인
전복 시설량의 지속적 증가가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이다. 전복 해상가두리 시설량은 10년 전보다 약 세배 늘어난 100만 칸으로 집계된다.
전복 양식은 최초 육상수조에서 시작됐으나, 2000년부터 해상가두리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2003년 생산량은 1000여 톤이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는 1만6000여 톤으로 14년 만에 16배로 급성장했다. 2012년 8월 볼라벤 태풍으로 전복 해상가두리가 파손됨에 따라 생산량이 다소 줄었으나, 2015년 이후 다시 늘기 시작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최근까지 이어져 올해는 작년보다 2000~4000톤 많은 1만8000~2만 톤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전복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생산 기반 시설인 해상가두리 시설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즉 2008년에 36만 칸이었던 시설량은 올해 약 100만 칸으로 10년 전 대비 2.7배 이상 늘었다.
생산 증가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자 양식어가는 시설량 확충을 통해 기존 판매수익을 만회하려고 했다. 그러나 일부 어가들뿐만 아니라, 대부분 양식어가들이 시설을 늘렸다. 이에 전복 공급은 증가했고 가격은 다시 하락하게 됐다. 그리고 양식어가들은 또다시 시설량을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더구나 시설량 증가에 따라 기존 양식어장에 시설들이 밀집됨에 따라 어장환경은 악화됐고, 결국 수익성 저하로 귀결됐다.


양식어가 적자 규모 지속 확대 전망
가격 하락 영향으로 올해 완도의 전복 생산금액은 약 29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전복 양식업은 500억 원 이상의 적자 발생이 예상된다. 그런데 이는 전복양식 생산자 본인의 인건비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 따라서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완도의 전복 생산자들은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수협 등의 은행권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완도 금일수협의 올해 어가대출 규모는 2800억 원이며 이 중 70%인 2000억 원, 소안수협은 1200억 중 90%인 1100억 원이 전복 양식어가들의 대출로 추정된다. 완도 전복 양식어가들의 수협 대출은 총 3100억 원으로 올해 전복 예상 생산액보다 300억 원 가량 더 많은 상황이다. 대출의 규모가 큰 어가일수록 전복 양식을 시작한 기간이 오래되지 못해 채무 상환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전복가격이 반등하기 어렵다고 전망됨에 따라 전복 양식어가 적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미 파산 신청한 양식어가들이 나타나고 있고, 소위 ‘야반도주’하는 어가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완도 관내 수협의 대규모 부실 채권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
전복 양식어가들의 경영 위기는 종자 생산업체, 유통업체, 가두리 기자재 생산업체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전복 양식업은 완도지역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쳐 사회적 문제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촉진 통한 가격 안정화 필요
산지가격의 급락을 멈추고 반등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전복 공급 감소와 동시에 소비촉진을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그러나 전복 공급은 단기적으로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공급 감소를 유도할 수 있는 대책 수립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단기적인 가격 안정 대책으로 소비 진작을 통한 전복 수요 확대가 가장 효과적이다. 이에 (사)한국전복산업연합회, (사)한국전복유통협회, 완도군 등은 4~5월 전복 특별할인 행사를 통해 산지가격 하락세를 진정시키는데 노력 중이다. 이로 인해 선물용 수요가 많은 kg당 8마리 내외의 큰 크기물량 적체가 다소 해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kg당 10~20마리 등 크기의 물량 적체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해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따라서 학교, 공공기관, 대기업 등의 급식 식자재 등에 중간 및 작은 크기 전복이 대량으로 판매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소비촉진 행사에도 불구하고 산지가격 하락이 소비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산지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온라인 직거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 방안도 마련해야
완도 양식어가들은 금융비용 조달 어려움 등으로 하나둘씩 전복 양식업을 포기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러한 시장에 의한 자연발생적인 구조조정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앉고 있다.
첫째, 실질적인 시설량 감축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전복 양식업을 그만두는 어가들이 투자비용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 자신의 가두리 시설을 인근 양식어가들에게 헐값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다른 양식어가들에게 판매조차 되지 못한 가두리 시설은 기존 어장에 그대로 방치될 것
로 보인다. 이렇게 철거되지 못한 가두리 시설은 해상 쓰레기로 전락할 수 있고, 어장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여지가 크다.
셋째, 완도지역 고령화가 더 진척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복 양식업을 시작한 대부분은 젊은층으로 가격하락과 금융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해 완도지역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


어가 경영구조 개선 시급
현재 전복 양식업이 직면하고 있는 수익성 악화는 수요 측면을 고려하지 못하고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점과 더불어, 폐사율 증가로 인해 양식어장의 생산성이 낮아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양성기간 단축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은 작은 크기 출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만약 구조조정으로 인해 가격이 다시 상승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10여 년 전과 같은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전복 양식업의 수익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현재 완도 전복 양식업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을 정도로 위기의 상황이지만, 10여 년 전의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어야, ‘완도 전복’이라는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민·관·학·연 협력 거버넌스 구축
전복 양식업은 양식어가 이외에 종자생산업, 산지유통업, 가두리 기자재 생산업, 지자체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포괄하고 있다. 또한 완도군 전복 양식업은 인근 해남군, 진도군, 신안군 양식어가들의 생산 활동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함과 동시에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세우고, 세부 실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학·연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전복 양식업계의 자구적인 노력과 변화가 요구된다. 전복 양식업계는 한국전복산업연합회를 중심으로 자조금을 조성해 여러 사업을 수행해왔지만, 그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 등의 사업에 국한됐던 자조금 사업을 효율적 어가경영을 위해 먼저 경영여건을 분석하고, 양식방법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등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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