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하전 바지락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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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 하전 바지락축제
  • 탁희업
  • 승인 2018.05.2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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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체험과 제철 바지락을 함께 즐긴다
 
전국 최대 바지락 생산량을 자랑하는 전북 고창군 심원면 하전리 하전마을이 떠들썩하다. 제철 음식 바지락을 즐기려는 관광객들과 갯벌을 체험하기 위한 체험객들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9, 20일 이틀간 ‘고창 하전바지락 축제’가 개최돼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틀간 열린 ‘고창하전바지락 축제’는 바지락 전문 음식 시연은 물론 직거래 장터가 열려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살아있는 갯벌에서 생산돼 맛과 영양이 최고인 이곳 바지락의 품질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지난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 시절 농어촌지역 마을축제로 3년간 바지락 축제를 개최하다가 중단되었던 지역 특산물 바지락을 알리는 축제가 다시 열린 것이다. 하전어촌계(계장 권영주) 주최로 170여명의 계원들이 힘을 합쳐 개최한 소규모 축제지만 바지락 주산지로서의 명성은 전국 최고다.
지난 2002년 자율관리어업공동체를 시작한 하전어촌계는 전국 바지락 생산량의 50%를 차지할 만큼 바지락 주산지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곳에는 바지락 가공공장만 10여곳이 운영되고 있다. 어장관리는 물론 바지락 양식과 종패, 생산관리가 잘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최고 바지락 생산지로 갯벌 체험 인기도 높아
 
지난 19일 오전 11시경, 경남지역 번호판을 단 대형버스 4대가 마을로 들어서고 곧이어 전북, 전남지역에서도 갯벌 체험객들이 들이닥쳤다. 갯벌 체험장 한켠에는 바지락 축제를 알리는 에드벌룬이 떠 있었다.
대형 트랙터를 개조한 갯벌체험 차량에는 20∼30명씩 짝을 이룬 초등학생들이 탑승해 한껏 들뜬 표정으로 갯벌로 나간다. 얼굴에는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면서도 웃음꽃이 만발하다. 가족끼리 찾은 체험객들도 추억쌓기에 여념이 없다.
트랙터를 다고 15분 여를 달리면 갯벌이 드러난다.
보통의 체험장에서는 어렵게 수산물을 채취하지만 이곳에는 호미로 가볍게 파기만해도 바지락을 쉽게 채취할 수 있다. 이로인해 어린이들은 물론 가족 체험객들의 호응도와 만족도가 아주 높다. 갯벌용 장화와 호미등은 무료로 대여해 준다. 2시간여의 갯벌체험이 끝나면 간단한 샤워시설이 마련돼 있다. 점심 무렵, 체험을 끝낸 초등학생 100여명이 옹기종기모여 바지락 칼국수로 허기를 달랜다.
‘고창하전바지락 축제’ 개막식날 전국에서 400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바지락 칼국수와, 비빔밥, 전 등 바지락을 이용한 식당 매출액이 2500만원을 넘었다.
축제장에서는 바지락 폭탄세일과 직거래장터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몰렸다. 바지락이 살이 제일 통통하고 맛있을 시기에 저렴하게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직판장에는 줄이 끊이지 않았고 15분간 반짝 실시된 폭탄세일 행사에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갯벌 체험과 바지락 까기, 바지락 쌓기, 바지락 무게 맞추기, 노래경연 등 각종 체험행사가 마련됐으며 풍성한 경품도 준비돼 체험객들을 즐겁게 했다.
 
지난해 선진자율공동체 선정, 바지락 판매장 준공해
 
하전어촌계가 갯벌체험과 바지락축제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어촌계원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덕분이다. 이번 축제기간동안 170여명의 어촌계원 전원이 참여해 축제행사 진행과 판매, 갯벌 체험, 식당 등의 일을 분담했다. 어촌계원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 바다작업을 이틀간 자율적으로 중단했다.
하전어촌계는 지난 2001년 해양수산부가 불법어업을 예방하고 어업인주도의 자율관리어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한 자율관리공동체 육성사업에 참여했다. 지난 2012년 예상치 못한 동절기 한파로 바지락 80% 가량이 폐사(2만여톤)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공동체 화합을 도모하면서 전국 최대 바지락 생산지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어장관리는 물론 생산 및 판매에 이르기 까지 철저하게 주민들의 동참과 협조로 이뤄지며 가격 하락을 막고 무질서한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조직도 마련돼 있다. 폐사체 수거와 바지락어장 생태 복원은 물론 20ha의 종패 발생장 조성 등 복원화 사업도 추진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4년여만에 고창군 관내 최대 어촌체험마을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선진공동체로 선정됐으며, 7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이 지원 자금으로 지난 19일 하전자율관리공동체 바지락 판매장 준공식도 가졌다. 이곳에는 바지락 직판장과 함께 바지락 전문식당과 어촌계 사무실이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당장 해결해야할 과제도 있다. 체험과 볼거리는 성장해 가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먹거리 생산이 불안정한 실정이다. 인공종패 생산이 그것이다. 하전어촌계는 매년 봄, 가을에 종패를 수급 살포해 1~2년가량의 양식기간을 거쳐 질 좋은 바지락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양식장의 생태 복원능력 약화와 자연적인 치패 발생이 이루어지지 않아 종패를 외부에서 전량 수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중국산 종패 수급도 여의치 않다. 이를위해 대학과 연구기관등에 종패 수급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8년째 어촌계와 자율관리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권 계장은 “바다만 이용하는 체험관광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낚시나 염전, 복분자등의 농장 체험과 연계한 다양한 어촌체험 상품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를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축제 개막식에 이어 갯벌 체험객들을 맞이하느라 연신 땀방울을 훔쳐내던 권 계장은 “최근 바지락 양식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의 하나로 오래 전부터 기획하고 추진해 관 주도의 행사가 아닌 주민 스스로가 만들어 가고 있다”며 “첫회다 보니 미숙한 점도 많을 것으로 생각되며, 보완해서 더 나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의 규모는 작지만 바지락의 모든 게 이곳에 함축되어 있다는 권계장은 행사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보시고, 즐기시고, 드시고 가실 땐 좋은 추억 안고 가셔서, 바지락이 생각나면 언제든 하전 바지락을 찾아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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