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의문시되는 수출지원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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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의문시되는 수출지원로드맵
  • 탁희업
  • 승인 2018.05.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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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지난 2일 발표한 올해 수산물 수출 지원사업 로드맵이 업계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은 점잖은 편이다. 재탕, 삼탕이라는 혹평도 나오고 있으며, 탁상행정은 이제 그만하라는 목소리도 높다.

올해 수산물 수출 27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제시된 이번 로드맵이 비난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책 수요자들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수출업계 애로사항 해소와 역량 강화를 한다면서도 수입국의 비관세장벽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비관세 장벽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수출 장애 발생시 범정부 대응과 현지 조치를 한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담당기관의 존재자체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로인해 7개소의 수출지원센터를 이용하거나 입주를 원하는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수출 수산물 현지화 지원사업보다는 국내 위생검사나 검역, 시설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스톱 수출 지원이 필요한 활어는 수입물품보다 절차가 더 복잡한 상황이다. 활어를 수출할 경우 국가기관의 검역증명서가 반드시 첨부돼야 한다. 하지만 15일간 육상 검사 수조에 보관하고 질병등의 검사가 끝나야 통관이 가능하다. 한데 수입수산물의 경우 수출국의 검역증명서를 첨부하면 전체 물량의 4%만이 샘플 검사를 거친다. 때문에 수출국의 비관세 무역장벽보다 국내 검역장벽이 더 큰 문제라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새로운 제품을 수출하려면 품목허가를 받아야 한다. 신제품이거나 기능성 제품일 경우 최소 6개월에서 1년이상 소요된다. 중소업체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경쟁력있는 수출기반 조성사업중 양식산업 경쟁력 강화는 실현성이 아주 낮다. 이번 로드맵에서는 바이오플락과 순환여과양식기법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수산물을 생산하고 종자산업 육성으로 양식사업 기반을 내실화한다고 돼 있다.

현재 바이오플락기술로 그나마 산업적 생산이 이뤄지는 품종은 흰다리새우에 불과하다. 넙치 등 어류에 대한 기술개발이 추진중이지만 산업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해수 순환여과양식은 시험단계이며, 종자산업은 수출 가능 품종이 4종 정도다. 국내보다는 현지 생산과 수출에 적합한 바리과어류와 터봇을 제외하면 김과 전복이 전부다. 신품종이라기 보다는 육종기술이 적용된 기존 품종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품종을 수출 주력품종으로 육성할지 의문이다.

양식산업 경쟁력 강화는 정부 정책의 단골 메뉴이지만 양식산업 경쟁력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기술력이 향상되거나 참여어가 확대로 생산성이 높아진 품종은 오히려 가격 하락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복 양식의 메카인 전남 완도에서는 전복팔아주기 행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차라리 생산성이 높아진 품종을 대상으로 품질 고급화나 기능성이 강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양식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5억달러 수출 달성이라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얻었다. 기술개발부터 유통, 수출 시장 개척까지 대부분 업계 스스로 이뤄낸 결과다. 정부가 직접 나서기 보다는 수출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나 업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이 시장 개척이나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는 로드맵보다는 현장에서 원하는 정책이 추진될 때 수출은 저절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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