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맛’ 품은 멸치 먹으러 기장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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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맛’ 품은 멸치 먹으러 기장으로 가자!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8.04.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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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the text here 봄이 기쁜 이유가 꽃만은 아니다. 부산 기장에는 꽃보다 특별한 봄이 기다리고 있다. 찬란한 오색 봄바다를 거닐고, 기차가 멈춘 철길 위를 걷고, 대변항에 펄펄 뛰는 멸치털이 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 멸치회, 멸치쌈밥, 멸치구이 등 멸치 만찬은 봄날이 주는 특식이다. 별미를 즐기는 갈매기들도 춤춘다. 어디에도 없는 봄날이다.


푸른 하늘 가르는 멸치 떼
부산 기장 하면 멸치를 빼놓을 수 없다. 전국의 꽃들이 봄소식을 전하기 시작하면 대변항에 봄 멸치 떼가 돌아온다. 해 질 무렵 멸치배가 들어오는 시간이면 조용하던 항구가 들썩이기 시작한다. 멸치털이를 보려는 구경꾼들과 멀리 떨어진 멸치를 줍는 아주머니들 그리고 멸치를 낚아채가는 갈매기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멸치털이는 언제 봐도 흥미진진하다. 어부들이 구성진 가락에 맞춰 그물에 걸린 멸치를 털어낸다. 어부들의 일사불란한 몸짓 위로 은빛 멸치들이 펄펄 날아오른다. 우리나라에서 멸치가 가장 많이 잡히는 대변항은 3월 말부터 6월까지 멸치잡이 풍경이 계속된다.
대변항에서는 해마다 기장멸치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열렸다.
올해로 제22회를 맞이하는 기장멸치축제는 1997년에 시작한 전국 최초의 수산물을 축제로, 명실상부 기장을 대표하는 전국 축제로 발돋움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많은 관광객들이 기대하는 대형 멸치회밥 비비기와 무료시식회, 그리고 생멸치 및 특산품 나눔행사, 길놀이 퍼레이드, 유명가수의 축하 공연 및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쇼와 야간 워터보드 공연까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로 펼쳐졌다.
멸치배가 들어오지 않는 낮 동안의 대변항은 한적한 포구다. 이른 아침 조업을 마친 배들이 정박해 있고, 갈매기들이 배와 함께 졸고 있다. 갈매기들을 깨우려면 새우깡 한 봉지만 있으면 된다. 새우깡을 조금만 던져두면 갈매기들이 순식간에 몰려든다. 몰려든 갈매기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멋진 장면을 간직할 수 있다. ㄷ자형으로 생긴 포구를 따라 미역, 오징어 등 건어물은 물론 젓갈용 멸치를 파는 천막들이 줄을 잇는다. 새벽에 잡아 올린 싱싱한 멸치를 국산 천일염에 버무려 파는 젓갈용 멸치는 가격까지 저렴해 불티나게 팔린다.


바다도 보고, 기찻길도 걷고
송정해수욕장은 해운대, 광안리 등 부산의 유명 해수욕장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풍경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 초승달처럼 둥글고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금빛 모래가 반짝이고, 맑고 푸른 바다는 눈이 시리다. 햇살마저 투명한 오색 물빛은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한다. 해변 왼쪽 끝 죽도공원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1km가 넘는 해안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책로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 아래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다.
송정해변은 한쪽은 바다, 또 한쪽은 기찻길이 나란히 이어진다. 기찻길 시작점에 뾰족지붕을 한 목조 건물 하나가 서 있다. 옛 송정역이다. 동해남부선 일부가 복선화 사업으로 폐선되면서 더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 부산진구와 포항을 잇는 동해남부선은 1935년에 완공됐다.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수탈한 물자를 자기 나라로 보내려는 야욕으로 건설된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934년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송정역은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지금은 시민갤러리로 운영 중이다.
송정역에서 해운대 미포까지 4.8km 구간이 기찻길 트레킹 코스로 개방됐다. 더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옛 철길 위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인들은 손을 잡고 나란히 철로 위를 걷고,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서 침목 위로 뛰어다닌다.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면 드넓은 바다가 출렁이고,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는 철길 위에 낭만을 더한다.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했던 동해남부선은 경주로 신혼여행 가는 부부, 부산으로 통학하던 꿈 많은 고교생, 회사원의 고단한 일상을 실어 날랐다. 80년 세월 동안 수많은 추억이 담긴 길이다. 현재 그 길 위에 새로운 이야기가 쓰이고 있는 셈이다. 폐철로를 트레킹 코스로 활용한 유일한 길이지만, 레일바이크 수익사업 등을 놓고 여전히 논의 중이다. 사라질지도 모를 철길의 낭만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오늘도 이 철길을 걷고 있다.
송정 바다는 동해와 남해 두 바다가 만나는 독특한 지형 때문에 1년 내내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물위를 수놓는다. 서퍼들 사이에 ‘부산포니아’로 불리는 이유는 캘리포니아처럼 도시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인데, 서핑에 적당한 바다가 도시에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다. 해변에 자리한 서핑스쿨에서 1일 서핑 체험을 즐겨도 좋다. 초보자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 비록 한 번에 능숙하게 파도를 가를 수는 없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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