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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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다’의 의미
  • 탁희업
  • 승인 2018.04.0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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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어에는 운율(리듬)이 존재한다. 운율이 없으면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언어가 많다. 중국어나 영어, 일본어 심지어 아프리카 언어에도 운율이 있다. 중국 말이 특히 어려운 점은 성조에 있다. 발성을 할 때의 음의 높고 낮음에 따라 의미가 전혀 다르거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고음, 올림음, 내림음, 튕김음(내렸다가 올리기)을 중국어의 1성~4성이라고 한다. 성조에 따라서 같은 '마~'도 ‘엄마’, ‘말(馬)’, ‘임마!’ 등으로 뜻이 바뀔 수 있다. 발음을 잘못하면 "엄마 말같이 생겼어. 띡끼(임마)야!"로 알아들을 수 있다.

고대 한반도 남부 지역에서는 우리말에도 중국의 성조와 같이 성조가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우리 말에는 성조가 없지만 말하는 액센트나 발음하는 당시의 상황, 즉 운율이나 리듬에 따라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말들도 있다. 성조는 아니지만 그 말을 할 때의 상황에 따라 성조와 같이 의미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경상도 지역 방언에서도 가끔 이 같은 혼선이 초래되기도 한다. ‘알았다’라는 말도 같은 경우라 할 수 있다.

‘알았다’라는 말의 의미는 긍정일 수도 부정일 수도 있다. 어떤 사안이나 보고에 대해 알아들었다는 의미가 될 수 있고, 내용은 알겠으나 다음에 다시 검토하자는 말이기도 하다. 어떤 경우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언제 만나자는 약속에 대해 참석 여부를 물을 경우 ‘알았다’는 참석을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부담이나 책임이 따를 경우 ‘알았다’는 영혼이 없는 대답이 될 수도 있다. 참석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답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표현을 사용할 경우 개인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해줘야 한다. 듣는 사람도 그 의미가 불분명할 경우 다시 한 번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조직이나 상하관계에서 ‘알았다’는 말은 그 의미가 분명하게 사용돼야 한다.

리더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사 표현을 해야 한다.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확실한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 중대한 사안일수록 ‘YES’, 또는 ‘NO’라는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며 책무이기도 하다. 또한 그것이 조직원들이 리더의 뜻을 잘 따르고 정확하게 일을 추진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리더의 ‘알았다’가 그 뜻이 애매모호한 경우라면 개인의 의견보다는 수장의 의중을 잘 파악해야 한다. 개인적인 판단이 리더의 의중과 상충된다면 수정하거나 개인의 의중을 접어야 한다. 리더의 의중을 파악하고서도 개인의 주장이나 판단을 앞세운다면 리더와 개인, 나아가 조직에 나쁜 영향을 주거나 분란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임원(급)은 수장이나 리더의 의중을 따라야 한다. 개인의 사욕이나 명예보다는 조직과 수장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것이 조직원으로서, 임원으로서의 자세이기도 하다.

상임이사나 상무, 조감위원장과 감사위원장 등 임원급 인사이동이 진행되는 요즘 수협중앙회가 ‘알았다’는 말로 뒤숭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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