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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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 장승범
  • 승인 2018.03.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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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많은 여인(多髥之女)
수염 많은 양반이 여행하다가 날이 저물어 시골집에 묵기를 청하였다.
마침 주인은 집을 비우고 먼길을 떠나 내일 돌아오기로 하여 아낙네만 집을 지키고 있었다.
밤에 잠을 청하던 양반은 밖에서,
"수염 많은 사람은 내일 대차반(大茶盤)을 잡수시겠지."
라고 중얼거리는 아낙네의 소리를 듣고는 내일 나올 큰 주안상을 기대하며 잠이 들었다. 그러나 한낮이 되도록 주안상이 나오질 않았다.
화가 난 양반은 주인 아낙네에게 따졌다. 그러자 아낙은 웃음을 터트리고 대답도 없이 사라졌다. 그제야 희롱 당한 것이라 짐작한 양반은 아낙을 양반을 희롱하였다 하여 관아에 고발했다.
관아에 잡혀가 심문을 받게 된 아낙은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실은 수염 많은 손님이란 저의 음부를 가리키는 것이고, 대차반이란 남편의 양물을 가리킨 것이었사옵니다. 내일 돌아올 남편을 기다리며 중얼거린 소리였는 데, 자신의 수염 많은 것만을 생각하고 지레 짐작한 손님의 잘못을 왜 제게 추궁하십니까 "
라며 억울함을 호소하였다.
사또가 이를 증명하고자 아낙의 밑을 들춰보니 과연 털이 수북하게 나 있어 너털웃음을 지으며 무죄 방면하였다


- 나는 용기 있는 남자요(有勇丈夫)
한밤중에 어느 신혼 부부가 사는 집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도둑질하러 들어왔다가 한 구석에서 떨고 있는 색시를 보자 생각이 달라졌다.
"여봐."
하고 도둑이 방 한쪽 구석에 금을 긋고 남편을 금 안으로 몰아넣고는 말했다.
"이 금 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오기만 하면 목숨을 부지하지 못한다. 알겠는가?"
하고 위협을 했다. 신랑은 도둑이 색시에게 달려들어 욕을 보이는 것을 멀거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일을 마친 도둑이 유유히 사라지자 신부가 신랑을 향해 '겁쟁이' 라고 투덜댔다.
"이 꼼생이 같은 겁쟁이 놈아."
아내가 신랑에게 욕을 해 주고는 이 사실을 포도청에 알렸다.
오래지 않아 포졸들이 달려왔다. 포졸이 남편에게 물었다.
"그래, 그대는 도둑이 시키는 대로 얌전히 서 있었단 말이오?"
그러자 남편이 분연히 대답했다.
"천만에요. 난 용기 있는 남자요. 그놈이 그 짓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에 십여차례나 금 밖으로 발을 내디뎌 봤다우 “


- 큰 구멍 먼저 막아야겠소
시집온지 열흘만에 남편을 잃고 십년 가까이 수절해온 젊은 과부가 무슨 까닭인지 자꾸만 몸이 쇠약해져 간다.
그래서 어느날 과부는 이웃 동네에 있는 의원을 찾아갔다 의원은 진맥을 해 보더니 무슨 짐작이 갔던지
"임자의 병은 조용히 치료해야 할 병이라서 내일 내가 임자네 집으로 가 고쳐 드리리다"
이튼날 의원은 과부네 집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다시 진맥을 해 본다고 과부의 몸을 구석구석 주무르고는
"이거 증세가 심상치 않은 걸. 아무래도 아래를 보아야 할 병이니 부끄러워 말고 옷을 벗으시오. 여기서 부끄럽다고 옷을 벗지 않으면 앞으로 한 달을 못 넘기고 죽으리다."
하자 과부는 할 수 없이 부끄러움을 참고 옷을 벗었다.
그러자 의원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이제야 알았소. 그 때문에 병이 났군. 임자는 그 구멍이 둘이군 그래.
그러니 몸의 온도가 새어버리지 않을 턱이 있나. 아무래도 큰 구멍을 막아야 겠는 걸.......내 막아 주리다."
과부는 두말없이 의원의 말에 따랐다.
의원은 그날 부터 날마다 과부의 구멍을 막으러 다녔다.
치료한 보람이 있었던지 과부는 혈색이 좋아지고 배가 불러갔다.
이웃 여편네 들이 까닭을 묻자~~!!
과부가~~~^^
“아랫 마을 의원이 바람이 새는 구멍을 틀어막아 주시기때문에 몸의 온기가 모여서 이렇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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