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제대로 녹일 석모도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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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제대로 녹일 석모도로 가자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8.01.1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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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온천이 몸을 녹이고, 붉은 석양이 마음을 녹인다. 여기에 강화 특산물 속노랑고구마가 더해지면 이보다 좋은 수가 없다. 강화도 외포항에서 서쪽으로 약 1.5km 떨어진 석모도. 지난 1월 개장한 석모도미네랄온천은 노천탕, 노을, 속노랑고구마의 삼박자를 완성할 최적의 장소다. 지하 460m 화강암에서 용출하는 미네랄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린다.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온천
석모도미네랄온천이 개장하는 오전 7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꽤 길다. 석모대교 개통과 더불어 방문객이 늘면서 주말에는 평균 한 시간 대기해야 한다. 11월 기준 평일에 약 800명, 주말에 1200여 명이 미네랄 온천수를 경험한단다.
석모도미네랄온천은 15개 노천탕이 특징이다. 이곳 온천수는 소독이나 정화 없이 원수를 탕으로 흘려보낸다. 원수는 지하 460m 화강암에서 용출하는 51℃ 고온이지만, 탕에 도착한 물은 47℃. 추운 겨울 해풍에 내려간 노천탕 온도는 43~45℃다. 평균적으로 42℃가 넘으면 뜨겁고 38℃가 넘지 않으면 미지근하다고 느끼는데, 겨울바람에 탕이 따뜻한 온도로 맞춰진다. 대형 온천탕은 저온으로 영아나 아이들이 물놀이하기 좋다.
탕치(湯治)는 온천에서 목욕하며 병을 고친다는 뜻이다. 미네랄 온천수는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스트론튬, 염화나트륨이 등이 풍부해 관절염과 근육통, 소화 기능, 외상 후유증, 아토피피부염 치유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서해 낙조는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아름답다. 해가 산 뒤로 완전히 숨기까지 약 30분은 석모도미네랄온천의 하이라이트. 온천욕을 충분히 즐기고 하늘의 노래를 만끽하려면 오후 3시쯤 입장하는 것이 좋다.
석모도미네랄온천은 입장할 때 소창 수건을 준다. 8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소창으로 만든 수건은 흡수성과 통기성이 탁월한 친환경 제품으로, 석모도미네랄온천과 궁합이 맞는 최고급 온천 수건이다. 온천욕 후 담수로 씻어내지 말고 수건으로 물기를 가볍게 닦으면 좋다. 온천수와 피부 보호를 위해 비누와 샴푸 등의 사용이 제한되니 참고할 것. 온천복도 사이즈별로 대여한다. 수영복이나 래시 가드를 준비해도 되며, 일반 면 소재 옷은 물을 많이 머금어 온천 입장이 안 된다. 온천욕을 마치고 먹는 강화 특산물 속노랑고구마는 겨울 여행의 백미. 달콤함이 허기를 채운다.


석모도에서 만날 수 있는 곳들
온천에서 바다를 등지고 서면 보문사 눈썹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온천으로 들어가는 길이 번잡한 것도 보문사로 향하는 발길과 섞였기 때문이다. 초입에서 할머니들의 흙 묻은 손과 마주한다. 직접 농사지은 석모도 순무, 강화 보리새우, 잘 구운 노가리가 입맛을 당긴다. 보문사는 남해 보리암, 양양 홍련암, 여수 향일암과 함께 우리나라 4대 해수 관음 성지로 알려져 석모대교 개통 전에도 발길이 잦았다. 경내로 들어서면 천인대에 조성된 오백나한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옆으로 와불전, 석실, 향나무 등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보문사의 기운이 절로 느껴진다.
석모도 해안선은 총 42km. 이 길을 따라 드라이브하면서 만나는 관광 명소가 민머루해수욕장이다. 1km 남짓한 해변에는 건건찝찔한 바람이 분다. 바닷바람이 차가워도 햇살을 받아 퍼지는 잔물결은 아름답기만 하다. 서해 낙조와 만나는 시간에는 물끄러미 바다를 바라보는 여행객이 꽤 있다.
인천 지역 유일한 휴양림으로 알려진 석모도자연휴양림은 객실이 28개 있다. 산림문화휴양관은 탁 트인 서해 바다의 전망을 자랑한다. 인근에 자리한 석모도수목원도 가볼 만하다. 나무 데크가 조성되어 산책 코스로 좋고, 풀무지원과 아이리스원, 고사리원 등 12개 테마 전시관을 갖췄다. 생태체험관에는 다양한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전시·체험 시설물이 있어 가족 여행지로 적당하다.
석모대교가 개통하기 전에는 석모도와 강화도를 잇는 외포항이 늘 북적였지만, 지금은 김장철을 맞아 외포항젓갈수산시장을 찾는 손님이 간간이 발길을 잇는다. 강화도는 전국 추젓의 70%를 생산하는데, 새우잡이 배에서 바로 젓갈을 담가 신선하다. 한번쯤 짭조름한 새우젓 맛을 봐도 좋겠다.
석모대교가 개통 100일 만에 통행 차량이 100만 대가 넘으면서 석모도 역시 달라졌다. 잠깐이나마 배를 타고 자박자박 섬을 걸으며, 막배 시간을 기억하던 여행지에서 언제고 떠날 수 있는 섬이 됐다. 육지에 손을 벌려 맞닿으니 흙먼지가 인다. 붉은 바닷바람, 순무를 키워내는 거친 토양, 느리고 고유하게 바다의 시간을 살아가는 섬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 자, 이제 올 겨울을 제대로 녹일 석모도로 떠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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