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 전망대회,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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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 전망대회,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 탁희업
  • 승인 2018.01.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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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열린 2018 해양수산전망대회는 그야말로 성황을 이뤘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수산과 해양분야 관계기관장들과 관계자, 업계에서도 행사장을 찾아 주최측이 놀랄 정도였다. 올해는 장소를 지난해보다 큰 서울 코엑스로 옮겨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막식에는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참석자들이 많았다.


이번 행사가 성황리에 치러진 것은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한 한해의 시작 시점에서 해양수산분야 관계자 전체가 모여 올 한해를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참여는 아주 긍정적인 일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해양수산전망대회가 겉보기에는 온전히 자리잡고 제 기능을 다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특히 올해는 세계 해양질서 재편과 국가 경제의 전환기를 맞아 해양수산분야의 전망 뿐만 아니라 대응과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져 예년과 다른 분위기에서 대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연구관계자의 헌신적인 노력과 땀의 결실이기도 한다. 다양한 변화요인은 물론 급변하는 시장동향을 적절히 분석, 대입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해의 전망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전망대회 역시 전년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형식과 과정, 발표 내용을 선보인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막식에 이은 KMI 원장의 기조발표는 해양수산부의 정책을 골격으로 나열식으로 소개한 정도이며, 수산정책 또한 세부적인 사항보다는 정책 기조와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정도에 그쳤다. 품종별 올해 전망 역시 참석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부족하며, 종합토론 역시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실패했다는 평가와 지적이 많다.


가장 큰 이유가 반성없는 대입식 분석에 기반한 전망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의견이 나온 것은 관행적으로 해 온 분석이나 연구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망은 그야말로 전망이다. 100% 정답이 있을 수 없고, 현실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변수와 변화 요인을 감안해야 하며, 특히 현장의 변화요인들을 최대한 수용해야 한다.


한해의 전망이라고 발표에 그쳐서는 안된다. 우선 지난해 발표한 전망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발표된 내용에서 어느정도의 결과가 나왔는지가 밝혀야 한다. 누구의 잘못을 지적하자는 것이 아니다. 어떤 내, 외부적인 요인들에 의해 결과 도출이 어긋났는지를 확인하고 이에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이같은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올 한해를 전망하는 것은 현장에서는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 특정 품종의 예상 어획과 어가를 기반으로 사업에 대비할 경우 사업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전망에 대한 분석작업이 철저하게 검증돼야 하며 이러한 변화 요인에 대비한 과제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


현재 해양수산분야는 해외 시장 환경은 물론 국내 해양수산분야 전반에 호재 보다는 악재가 많은 상황이다.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해운업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으며, 연근해 생산량은 2년 연속 100만톤 이하에 그치는 등 전통수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월호 및 낚시어선 사고 등 안전문제는 물론 중국 어선에 의한 불법 조업, 한일어업협상 등 풀어야 할 과제 역시 산적해 있다. 이러한 과제들에 대한 대응 전략도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


한해의 전망을 하면서 낙관적인 전망만을 제시할 수 없다. 이같은 비관적인 과제에 대해서도 대응방안과 전략을 마련하고 제시돼야 한다. 매년 거쳐야 할 통과의례로 전망이 제시된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냉정한 분석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대응 방안과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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