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을 위해 다시 뛰는 해양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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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민을 위해 다시 뛰는 해양경찰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7.08.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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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해양경찰청장
 

대지와 바다를 이글거리게 만들었던 태양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가 싶더니 곧 수평선 아래에서 하나 둘씩 별들이 올라왔다. 이내 온 하늘은 수없이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 찼고 사방이 적막한 가운데 실내등마저 소등하고, 레이더 등 각종 해상통신장비를 주시하는 3008함 승조원들의 얼굴은 긴장감으로 조금씩 굳어졌다.

서해 5도와 NLL 해역에서 불법조업 중국 어선 단속을 위해 24시간 긴장 속에 임무를 수행 중인 3008함 대원들과 함께 했던 하룻밤은 갓 부임한 해양경찰 청장으로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이제 다시 외청으로 독립한 해양경찰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며 또 조직의 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2015년 3월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해상에서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섬마을의 7살 어린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했던 해경 헬기가 추락하면서 해경 대원 4명이 순직했다. 2016년 11월에는 강원도 삼척에서 파도에 휩쓸린 근로자 5명을 구조하던 해경 특공대원 2명이 순직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잇따른 구조과정에서의 순직사고 이면에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발생 시 미흡한 대처와 구조 실패로 조직 해체라는 아픔을 겪으면서 자기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국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과도한 사명감과 압박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세월호 사고에서 보듯이 바다에서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매우 예외적이고 극한의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한다. 하지만 그러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조난에 처한 국민을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해양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요청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국민도 구조할 수 있는 강인함과 탄탄함이 필수 요건이다.

해경 해체 이후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고, 단속 중인 해경의 단정을 고의로 충돌해 침몰시키는 등 우리 해역 안에서 국가 공권력이 무참히 짓밟히며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공용화기 사용과 서해5도특별경비단을 창설해 강력히 대응함으로써 불법 중국 어선의 저항이 다소 줄어들긴 했으나 불법조업 문제는 언제든 다시 되살아날 수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처럼 바다에서의 안전 확보와 우리의 해양영토 안에서 강력한 주권 확보를 위한 국민들의 열망이 해경을 부활하게 한 것이다. 그러한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기 위해 해양경찰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강인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해양경찰은 바다 안전에 관해서는 내일로 미루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안전하도록 지키겠다는 각오로 ‘내일보다 오늘이 더 안전한 바다’를 비전으로 해 ‘해양경찰 혁신 100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개선이 시급한 과제들을 우선 발굴해 개선해 나가는 한편,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100일 이후 ‘해양경찰 중장기 발전 방안 로드맵’을 수립해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러한 혁신 과정들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양경비·안전·해양치안·오염방제 체계를 조속히 정립래 머지않은 미래에 미국 코스트가드(Coastguard)나 일본 해상보안청과 같은 세계 일류 해양치안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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