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도 서성마을 당숲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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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도 서성마을 당숲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하자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7.06.2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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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현 완도군 생일면장
 

완도 생일도는 2016년에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되고 대외에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비롯해 주민의 인심 등 유무형의 문화자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일도의 많은 문화자산 중에는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는 곳이 있다. 생일도의 수호 여신인 마방할머니를 모시는 서성리 당숲이 그곳이다.

세계의 많은 섬들은 여신의 보호를 받는다. 하와이 섬들의 수호신인 펠레 여신, 바다의 거품에서 태어난 비너스는 서풍에 밀려 키프로스 섬으로 가서 사랑과 미의 신이 되어 섬의 수호신이 됐다. 제주도는 설문대 할망이란 여신이 있고, 통영 섬들은 마구 할매, 진도의 영등할미, 부안 앞바다를 관장하는 신은 계양할미 여신이다. 완도 생일도의 수호신도 여신인 마방할머니다. 마방할머니를 모시는 생일도 서성리 당숲은 매우 영험한 신전이다.

마방할머니는 옛날 생일도가 국영 말목장이었을 때부터 생일도의 수호신이었다. 마방할머니 신전이 있는 서성리 당숲은 신령한 기운으로 가득하다. 지금도 주민들은 우환의 두려움에 당숲의 나뭇가지 하나 꺾거나 풀 한포기도 마음대로 뽑지 못한다. 오로지 음력 1월 8-9일까지 당제를 지내고 나서야 부러지거나 썩은 당숲의 나뭇가지들을 모아 불태울 수 있다.

당숲 면적은 15,000㎡이며 수령이 100년이 훨씬 넘은 팽나무, 구실잣밤나무, 참나무 등 4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수호신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여객선 부둣가에서 도보로 10여분 남짓 거리이기 때문에 접근하기도 쉽다.

숲과 바다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생일도는 더 보태지 않아도 남도의 최고 보물섬이다. 생일도는 과거 완도에서 배가 다녔지만 이제는 연륙이 된 고금도와 약산도까지 차로 들어가 약산도 당목항에서 30분 남짓만 배를 타면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생일도에 가는 길 약산도에는 굴 양식장과 굴을 까는 작업장이 많다.

겨울이 제철인 이 굴을 한 망태기쯤 사다 굴구이나 찜을 하면 최고의 성찬이다. 이 섬들에서는 생굴을 초장이 아니라 참기름에 찍어 먹는다. 초장이 굴 본연의 맛을 죽이는 데 비해 참기름은 고소함을 더 살려주고 비린 맛도 없애준다. 생일도는 또 전복과 다시마의 고장이다. 현지에서 맛보는 전복과 다시마는 달디 달다. 생일도산 자연산 홍합구이 또한 겨울의 별미다.

완도군은 이와 같은 서성당숲의 보존가치를 발견하고 국가산림문화자산 지정을 서두르고 있다. 국가산림문화자산 지정 요건은 숲, 나무, 제당 등 형체를 갖춘 유형자산과 전설, 전통의식, 민간신앙 등 무형자산이 예술적, 역사적, 학술적으로 보존가치를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전국에서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된 곳은 30여개소이며 완도는 완도수목원 가시나무 숯가마터 한곳이 지정되어 있다.

산림문화자산은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의거 산림청장이 지정하며 중앙정부에서 관리비용을 일부 지원받게 된다. 무엇보다 무관심으로 인해 자칫 훼손되기 쉬운 소중한 산림문화자산을 보존하고 교육,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생일도는 그 이름처럼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섬’을 의미한다. 생일도에 오시거든  서성마을의 신령한 당숲, 신전 앞에서 마방할머니 여신에게 기원을 드리고 다시 태어날 수 있는 힘찬 기운을 받아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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