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성어구의 산업화 전략
상태바
생분해성어구의 산업화 전략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7.05.11 0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장환경 보호 위해 생분해성 어구 보급 활성화 주력

폐어구 3만여 톤 매년 바다에 방치… 2020년이면 37만 톤 침적
13개 종류 생분해성어구 지자체 보급하지만 어업인 선호도 낮아
정부, 어업인 요구에 신규수지 개발 위한 대규모 연구용역 착수
세계시장 선점위해선 산업화·규모화 필요… ODA사업 추진 예정


윤분도 해양수산부 어업정책과장

지난 2009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연환경계획(UNEP)는 공동보고서 발간을 통해 ‘유령어업’의 피해액을 제시하며 수산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유령어업에 의해 경제적 피해액이 연간 약 9조4100억 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2009년부터 9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액을 산술적으로 단순 계산하더라도 79조7000억 원이 넘는다.
FAO에서는 책임 있는 국제행동규범에서 자원관리형·환경친화형 어업을 이행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영위하기 위해 각국에서는 다양한 정책·사업 등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 같은 수산 선진국에서는 폐어구로 발생하는 유령어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들어 수거와 처리를 하고 있으며 전자어구를 도입하는 등의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유령어업의 피해를 저감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어구를 버리지 않는 것이고, 그 다음은 버려지거나 유실된 어구가 바다에서 분해되는 것이다.


폐어구 75% 바다에 방치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의 생산금액(위판가격 기준)은 약 3조8000억 원으로 이중 10%인 3800억 원이 유령어업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간 폐어구 발생량이 4만4000톤 중 1만1000톤은 수거되지만 75%인 3만3000톤은 매년 바다에 방치되고 있어 이러한 추세라면 2020년에는 바다에 37만 톤의 폐어구가 바다에 침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폐어구로 인한 유령어업 피해와 합성섬유 폐어구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를 저감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에서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연구하여 2007년도에 세계 최초로 생분해성어구를 개발했다. 현재는 생분해성어구 보급 사업을 통해 대게자망, 참조기자망 등 13개 종류의 생분해성어구를 6개 지자체에 보급중이다.
생분해성어구란 폐어구로 인한 유령어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계에서 최초로 우리가 개발한 수중에서 분해되는 어구로 수중에서 2년 후부터 분해되기 시작해 3년 후부터는 어구기능 상실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업인들은 나일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고 어획 성능이 낮다는 이유로 생분해성어구 사용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생분해성 그물실의 주원료인 숙신산과 부탄디올은 일본, 독일에서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어서 값싼 원료로 대량 생산하고 있는 나일론에 비해 2배 이상 가격이 높다.
무엇보다 나일론 어구는 바다에서 썩지 않아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음에 반해 생분해성어구는 2년 후부터 바다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기 시작해서 5년이면 완전 분해되기 때문에 어업인들은 오래 쓸 수 있는 나일론을 선호한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해양수산부에서는 어업인의 요구에 따라 어획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신규수지를 개발하기 위해 5년간 대규모 연구용역을 올해 착수했다. 또한 신규로 보급하는 업종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국내에서 유통 중인 생분해성의 시장규모는 약 160억 원으로 산업화·규모화에 한계가 있어서 이를 국제시장으로 진출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 방면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


국내 개발 어구 개발도상국에 지원
전 세계 자망과 통발 시장 규모인 90조의 시장(전 세계 자망 사용 추정량 180만 톤 × 1폭 당 어구가격 1.5만 원)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우리의 우수한 생분해성어구를 수출하는 방안과 ODA(공적개발지원)으로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올해부터 연구용역(2017 4~11월)을 착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수출과 관련하여 스칸디나비아반도 최대 연구소인 노르웨이 수산연구소(SINTEF)와 국립수산과학원에서 2016년부터 2018까지 공동연구를 수행 중으로 이 결과에 따라 수출 가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르웨이에서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생분해성어구를 넙치와 대구 자망어선에 시험조업을 하고 있으며, 이를 다양한 온도와 깊이에서의 생분해도를 측정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결과 생분해성어구를 사용했을 경우 나일론 대비 어획량이 85% 정도 수준이나 잡힌 물고기의 어린물고기 혼획(bycatch)이 적고 물고기에 대한 상처가 적어 품질이 향상됐다.
ODA와 관련해서는 스리랑카 등에서 자국의 유령어업 방지를 위해 생분해성어구를 사용하고 싶다는 수요가 있어 이들 국가의 어구형태, 조업 방식 등을 일괄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생분해성어구 전 세계적인 시장의 선점 위해서는 수출 보다는 우선적으로 ODA 사업을 통한 홍보와 데이터 축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스리랑카의 따뜻한 바다에서 생분해성어구의 분해도와 스칸디나반도 차가운 바다에서의 분해도가 다르기 때문에 본격적인 수출을 위해서는 생분해성어구 품질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따라서 다양한 해양환경(수온, 염도 등)에 따른 자연 분해도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바탕으로 ICES(International Council for Exploration of the Sea), FAO 등 국제기구에 사용권고 규범을 제정하고 ISO 국제 친환경 인증을 받아 본격적으로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생분해성어구 시장 확대 필요
우리나라에서 어망업체는 2000년도부터 값싼 노동력이 있는 중국에 공장을 옮겼으며, 현재는 생분해성어구를 생산하는 약 10개 업체만이 남아있다. 생분해성어구를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시장으로 확대한다면 경제의 규모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중국에 나가 있는 우리 어망업체들이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가 최초로 개발한 생분해성어구에 대한 기술과 품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 앞으로 세계 시장에 한걸음씩 진출 하는 방안에 대해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버려진 어구어망에 의해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줘야할 전 세계의 수산자원들이 줄어들고 있다. 우리가 최초로 개발한 생분해성어구가 5대양에서 사용됨으로써 유령어업이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