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탐방-해서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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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탐방-해서물산
  • 안현선
  • 승인 2017.04.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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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해삼의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
 

가공제품 개발로 부가가치↑… 세계시장 경쟁력 충분
수출 활성화 위해선 밀수출·비관세 장벽 등 해소해야
해삼 효능 홍보에 정부가 직접 지원 나서달라 목소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다에서 나는 해삼의 가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한국인들은 해삼을 날로 먹는다. 해삼이 싸고 흔했던 1970년대까지는 포장마차에서 해삼과 멍게를 잔술로 팔았다. 술안주의 대명사였던 셈이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다르다. 그들은 해삼 요리를 최고로 꼽는다. 중국 곳곳에는 해삼 판매소가 즐비하고, 전 세계에서 해삼을 수집한다. 중국에서는 해삼이 이름 그대로 ‘바다의 산삼’ 대우를 받고 있다.
해삼이 국내 수출전략 품목으로 꼽힌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세계에서 잡히거나 생산되는 해삼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소비되고 있다 보니 18조 원 규모의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기조에 맞춰 국내 해삼 가공업체들도 수출 활성화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남 김해에 소재한 해서물산(대표 배순희)은 건해삼을 전문으로 가공하며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등 국내산 해삼의 효능을 홍보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내고 있다.


해삼 효능 알리고 싶어 사업 시작
배 대표가 해삼 가공식품업체를 시작하게 된 사연은 특별하다. 해삼을 먹고 나서 본인이 앓고 있던 병들이 많이 호전된 것을 직접 체험한 후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배 대표가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어느 날 그는 테니스를 치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그 이후 협심증, 뇌하수체종양, 위암, 척추수술 등 여러 병들이 겹쳐 찾아들었고 11년간의 병원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쓰러지기를 반복해 ‘오늘이 마지막 날이겠구나’를 생각했던 적이 100번도 넘었다”면서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수많은 약을 먹어가며 하루하루를 버텨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그의 일상에 해삼이 찾아들었다. 친동생을 보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떠난 여행길에서 우연히 건해삼을 접하게 된 것. 당시 건해삼 유통을 하고 있던 동생의 권유로 먹게 된 해삼이 배 대표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배 대표는 “건해삼을 물에 불려 4개월가량 먹고 나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주 오던 가슴 통증이 점점 줄어들고, 32℃로 유지되던 체온이 36℃까지 올랐으며, 40~60㎜Hg 정도로 유지되던 혈압이 80~100㎜Hg까지 오르는 것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삼의 효능을 직접 체험하고 나니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지금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배 대표의 말처럼 해삼의 효능은 무궁무진하다. 알칼리성 식품인 해삼은 칼슘, 철, 인, 요오드 등 무기질을 다량 함유해 신진대사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혈액 정화에도 탁월하다. 그러면서도 칼로리가 낮아 성장기 어린이와 임산부에게 좋은 식품이다. 특히 해삼에 함유된 홀로테인은 혈액이 뭉치는 것을 막아줄 뿐 아니라 균을 파괴시킨다. 또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항암 효능까지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캐나다 등 세계 각국에 수출
배 대표가 운영하는 해서물산에서는 건해삼을 비롯해 냉동해삼, 해삼소금, 해삼분말, 해삼비누, 꿀해삼 등 다양한 제품이 제조·판매되고 있다.
이 중에서 해서물산을 대표하는 제품은 단연 ‘건해삼’이다. 해서물산은 동서남해안의 어촌계 등을 통해 최고 품질의 해삼을 수매해 원료로 사용한다. 또한 국내 최초로 취득한 ‘무염 건해삼 및 제조방법’ 특허를 기반으로 자숙과 건조에만 그치는 해삼 가공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해서물산에서 생산되는 해삼 제품은 중국뿐만 아니라 홍콩, 캐나다,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엔 건해삼, 냉동해삼 등 약 600kg을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지난달엔 싱가포르로 ‘매일 건해삼’과 ‘해삼분말’을 수출하기도 했다.
최근 해서물산은 해삼에 이어 전복 가공식품 개발에도 나섰다. 해삼만으로는 내수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손질전복은 물론 전복장에 이르기까지 전복 한 마리를 형태 그대로 고스란히 담아 만든 해서물산의 제품은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수출 활성화 위한 애로점 해소 필요
배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해삼 가공식품업체를 운영해 오면서 여러 애로점들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밀수출과 비관세 장벽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배 대표는 “해삼산업은 종묘생산, 양식, 가공 등이 다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수출이 제일 중요한데 현재 비관세 장벽이 너무 많은데다 밀수출이 이뤄지고 있어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해삼을 밀수출로 가져간 사람들이 국내산 해삼을 중국산으로 팔고 있어 한국산에 대한 인지도가 아예 없다”면서 “정상 수출을 하겠다는 바이어가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 맞지 않아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정부가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배 대표는 홍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타 가공수산물에 비해 해삼은 부가가치가 높고, 의학적 효능도 뛰어나지만 홍보 부족으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정부가 나서 해삼의 효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미디어 등을 통해 국민에게 해삼의 우수성에 대해 알려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배 대표는 “해삼 가공식품업체들이 성장하기 위해선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나서 소비와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직접적 지원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정부와 기업이 하나 된 뜻으로 뭉쳐야만 국내산 해삼이 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수산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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