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봄날 제주도로 떠나는 ‘미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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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봄날 제주도로 떠나는 ‘미각 여행’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7.03.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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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어찌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있을까. 더구나 요즘 같은 ‘먹방’ 시대에 하루 세 끼는 기본이요, 틈틈이 주전부리도 곁들여야 한다. 주전부리라고 해서 심심풀이 군것질 정도로 여기면 곤란하다. 이 가운데 여행 전부터 점찍어놓고 일부러 찾아가 먹을 만큼 유명한 별미가 많다. 제주로 떠난다면 흑돼지꼬치구이와 꽁치김밥을 맛봐야 한다.


꽁치와 김밥의 ‘절묘한 조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여행자에게 ‘참새 방앗간’ 같은 곳이다. 시장 구석구석에 먹거리가 많아 구경하는 내내 입안에 군침이 고인다. 시장 남쪽 입구에 자리한 ‘지민원’의 흑돼지꼬치구이는 가장 눈에 띄는 주전부리다. 이른 아침부터 손님이 늘어서 문전성시일 정도로 인기다. 식후에도 고기 굽는 냄새에 코가 절로 벌름거린다.
두툼한 생고기가 빈틈없이 꽂힌 흑돼지꼬치구이는 언뜻 봐도 무척 실하다. 꼬치마다 파인애플과 가래떡이 한 조각씩 있는데,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 파인애플은 새콤한 디저트 역할을 하고 가래떡은 밥을 대신한다. 덕분에 꼬치 하나 먹으면 든든하다. 꼬치 한 개당 무게가 200g 정도니 양도 적지 않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꼬치 한 개에 5000원이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또 다른 명물 주전부리는 꽁치김밥이다. 의외의 조합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다. 꽁치김밥을 처음 개발한 곳이 횟집이라는 사실도 재밌다. 원래 회 상차림의 곁들이로 단골손님에게 서비스 삼아 주었는데, 꽁치김밥을 따로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메뉴가 되었다. 시장 서쪽 주차장 입구에 보이는 우정회센타 1호점이 원조 집이다.
꽁치김밥에는 꽁치 한마리가 통째로 들어간다. 김밥에 으레 들어가는 단무지와 햄 같은 부재료 없이 밥과 꽁치뿐이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을 김에 펴 담고, 오븐에 구운 꽁치를 통째로 올려 그대로 만다.
꽁치김밥은 모양에 한 번, 맛에 두 번 놀란다. 따끈한 흰쌀밥과 바삭한 김, 노릇하게 구운 꽁치가 입안에서 어우러진다.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필요 없다. 보들보들한 꽁치 살이 고소하고 담백하다. 굵은 뼈와 내장을 모두 발라내고 굽기 때문에, 잔가시만 주의해서 먹으면 된다. 회를 주문하면 상차림에 꽁치김밥이 기본으로 제공되며, 추가 시 한 줄에 3000원이다. 꽁치김밥을 따로 주문하면 한 줄에 4000원이고, 포장만 가능하다. 시장 안에 1·2호점이 있고 표선에 3호점을 운영한다. 어디나 맛은 동일하다.


바다와 함께하는 여행길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자구리문화예술공원이 있다. 쪽빛 바다를 품은 아름다운 경관과 예술 작품이 어우러져 잠시 쉬었다 가기 좋다. 부근에 전망이 근사한 카페도 여럿 있다. 올레길 7코스 길목에 자리한 카페 ‘뷰크레스트’는 푸른 바다와 문섬이 펼쳐진 풍경에 바라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따뜻한 커피와 자몽차 한잔 곁들이면 일상의 피로가 스르르 녹는다. 전문 작가들의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도 운영해 문화의 향기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법환포구 앞 카페 ‘제스토리’는 소품 숍을 겸해 즐길 거리가 많다. 곳곳에 재미난 문구와 그림이 숨어 있고, 지역 작가들이 만든 재기 발랄한 기념품이 자꾸 지갑을 열게 만든다.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2층 창가는 야생 돌고래와 조우하는 명당이다. 바닷가 가까이 돌고래가 출몰해 운이 좋으면 수면 위로 솟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스토리에서 둘째·넷째 금요일마다 플리 마켓 소랑장이 열린다. 대포포구에 있는 카페 ‘바다다’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음악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마치 휴양 리조트에 온 듯 이색적인 분위기가 마음을 끈다.
올레길 6코스의 숨은 비경으로 꼽히는 소천지, 바닷속 신비를 탐험하는 아쿠아플라넷 제주도 가볼 만하다.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해안가에 바닷물이 들락날락하며 작은 호수를 이룬 소천지는 백두산 천지를 축소한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날씨가 맑고 바람이 잔잔하면 한라산이 바닷물에 비쳐 더욱 신비롭다.
온 가족이 나선 여행이라면 아쿠아플라넷 제주로 발걸음을 돌려보자. 메인 수조 ‘제주의 바다’는 가로 23m, 세로 8.5m에 달하는 초대형 관람 창을 자랑한다. 거대한 가오리와 상어, 자이언트그루퍼, 전갱이 등이 물속을 날듯이 헤엄치며 관람객을 유혹한다. 펭귄과 물범, 큰돌고래를 비롯해 아마존 강 유역을 재현한 아쿠아 사파리, 해양 생물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하는 터치 풀 등 흥미로운 전시가 많다. 해녀 물질 시연, 가오리 먹이 주기 등 아쿠아리움 프로그램도 놓치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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