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별미 ‘곰치국’ 맛보고 싶다면 삼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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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별미 ‘곰치국’ 맛보고 싶다면 삼척으로!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7.02.1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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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동해는 풍요롭다. 먹을거리가 가득한 덕분이다. 전국의 미식가와 애주가들이 겨울이면 동해로 달려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동해에서 나는 겨울 제철 수산물은 다양하다. 양미리를 비롯해 곰치국, 과메기, 대게 등 이름만 들어도 절로 침이 고이는 ‘맛난 것’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애주가 울리는 곰치국의 맛은 단연 으뜸. 겨울 한철 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곰치국을 맛보러 강원 삼척으로 떠나보자. 


애주가 사로잡는 시원한 맛이 일품
곰치국, 이름 그대로 주재료는 곰치라는 생선이다. 우리나라 해안 전역에서 잡히는 이 생선을 부르는 이름은 해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동해에서는 곰치 또는 물곰, 남해에서는 물미거지 또는 물메기, 서해에서는 잠뱅이 또는 물텀벙이라고 부른다. 같은 생선을 부르는 말이 해안마다 차이가 나는 것은 그만큼 흔하고 또 인기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은 물메기와 물텀벙이인데 그중 ‘물텀벙이’는 곰치를 잡아 올린 어부들이 그 생김새를 보고 다시 물에 ‘텀벙’ 던져 버렸다고 붙은 이름이다. 결코 준수하다고 할 수 없는 곰치의 외모는 이렇듯 그의 별칭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 물고기 백과사전 <자산어보>에 정약전 선생은 곰치를 두고 “맛이 순하고 술병에 좋다”고 기록했다. 물텀벙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그의 못생긴 외모를 희화화한 호사가들의 장난 아니었을까. 아니면 곰치의 진가를 미리 알아차린 애주가들의 꼼수였거나.
어두침침한 생김새가 꼭 곰 같다고 ‘물곰’ 또는 ‘곰치’로 불렸다는 이름 역시 그의 외모를 알려주는 좋은 힌트가 된다. 성질이 사나워 잠수부들 중에는 곰치 이빨에 물리는 이들도 있다니 사랑받을만한 외모, 성격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곰치가 사랑받는 건 ‘맛’ 덕분이다. 포악한 성격과 못난 외모와는 달리 혀끝에서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속살과 시원한 국물은 한 번 맛보면 절대 잊혀 지지 않는다.
곰치의 식감은 부드러운 살점과 미끄러운 껍질의 질감이 공존한다. 껍질과 속살 사이의 점성 부분은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으나 두어 번 맛보면 익숙해진다.
아귀찜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와 비슷한 식감을 떠올리게 된다. 처음에는 미끄덩거리는 점성 부분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참맛을 알게 되기 마련이다. 동네마다 곰치국 요리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묵은지와 함께 끓여내는 삼척 곰치국의 경우 부담 없이 입으로 술술 넘어간다.


12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
곰치국의 고향으로 알려진 삼척에서는 묵은지를 넣고 칼칼하게 끓여낸다. 일인분씩 널찍한 국그릇에 담아 내온다. ‘물메기탕’으로 유명한 남해 그리고 서해 일대에서는 무와 대파 등으로 간을 하고 맑게 끓여낸다. 동해 자락에서도 맑게 끓인 곰치국을 내오는 곳도 있다.
곰치국의 고향 삼척항에 가면 ‘곰치국 됩니다’라는 안내판이 눈에 띈다. 그만큼 귀하신 몸이 됐다는 뜻일까. 한 그릇(1인분)에 1만5000원 선인 가격도 마냥 저렴하기만 하진 않다. 한때는 곰치가 너무 흔해 겨울철이면 이 동네 주민들이 집집마다 해먹던 겨울 별미였다는데 애주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전국구 별미로 자리 잡았다.
묵은지를 넣어 칼칼하게 끓여낸 곰치국을 한 그릇 맛봤다면 아직도 어촌 마을의 풍경을 고스란히 품은 삼척항(정라항) 주변을 돌아보자.
삼척 이사부 광장 앞 방파제를 따라 걷다보면 앞으로는 삼척의 푸른 바다가, 등 뒤로는 산비탈을 따라 켜켜이 자리한 아기자기한 집들이 보인다.
눈앞에 자리한 집집마다 끓여먹었을 가정식 곰치국이 이렇게 유명해질 줄이야. 이제는 가정집들만큼 많은 음식점들이 삼척항(정라항)을 따라 자리한다.
시원한 국물 한 모금에 속이 확 풀리는 경험은 전날 진하게 달린 애주가들의 몫. 먹다보면 속이 풀림과 동시에 다시 한잔 생각나는 그대는 진정한 애주가, 곰치국 한 모금 들어가니 한잔 생각나는 그대는 미식가.
곰치국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이 계절이 소중하다. 살이 잘 녹아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곰치는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 한철이 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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