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 6차 산업화의 성공조건은 ‘창조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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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 6차 산업화의 성공조건은 ‘창조경영’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6.12.2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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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어촌발전을 위한 경쟁력 제고 방안

공간+자원 융복합해 새로운 상품·서비스 창출 나서야
소비자가 감동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가치전달도 중요


 


이승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어촌정책연구실장 
 

어촌은 국토의 공간으로서 다른 지역과 서로 다른 여러 환경여건을 지니고 있다. 어촌이 접하고 있는 바다는 어촌주민의 주요한 생산 공간일 뿐만 아니라 뛰어난 어촌주민의 삶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어촌의 다양한 수산자원, 뛰어난 자연환경, 역사·문화자원 등에도 불구하고 정주여건과 어가소득은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실정이다. 그리고 어촌은 인구의 노령화로 노동생산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도 낮아 어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잠재적 소득원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어촌은 낙후공간이 아닌 ‘희망의 땅’
그렇다면 ‘잘 사는 어촌, 가고 싶은 어촌’의 희망은 요원한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어촌을 희망의 땅’이라고 주장하면 어촌주민은 물론이고 정책 담당자들까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요즈음 어촌의 밝은 미래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생각 전환의 촉매제는 무엇보다 2001년부터 추진한 어촌체험마을 조성사업임을 부인할 수 없다. 동 사업은 어촌발전의 걸림돌인 어촌주민의 배타성, 단순한 수산자원의 활용, 어촌인구의 노령화, 어촌주민의 시장 지향적 마인드 부족 등을 줄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배타적 공간인 마을어장에서 어업을 체험하고, 어항에 레저보트가 드나들고 어촌계가 서울 코엑스에서 어촌을 홍보하고, 귀어·귀촌인이 해마다 늘어나는 현상 등은 20여 년 전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촌발전의 모델이 하나, 둘 만들어지고 있음에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은 금물이다. 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김칫국부터 마시는 경솔한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어촌변화는 앞으로 전개될 어촌발전의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멀고 험난하기 때문에 어촌발전을 위한 긴 호흡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어촌발전을 위한 노력에도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실망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어촌은 낙후공간이 아니라 희망의 땅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어항과 어장 개방적 공간으로 전환해야
연안 생태 공간의 중심인 어촌을 어떻게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끌 것인가. 바로 어촌의 생태환경과 사람 삶의 흔적인 무형문화 자산 등을 보전하고 활용하여 어촌을 경쟁력 있는 공간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즉 경제적 지속성, 사회문화적 지속성, 그리고 환경적 지속성 이라는 세 바퀴가 조화롭게 굴러갈 때 지속가능한 어촌발전이 가능하다. 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개방, 활용, 융복합, 시장 등이다.
규제 중심의 어업에 종사하는 어업인이 주거하는 어촌은 제도적으로 또한 공간적으로 배타적 일뿐만 아니라 인적 차원에서도 배타적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어촌의 배타적 특성은 어촌의 발전 잠재력을 이끌어내는데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촌계원이 공동으로 수산물을 생산하는 마을어장은 물론이고 연근해 어장도 어업인에게 배타적 이용권이 주어져 있다. 또한 어업생산기반 공간이자 잠재적 시장인 어항의 수역은 물론이고 육역은 어업인과 수산업협동조합이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 있다.
전통적으로 어업인의 공간으로 인식되어온 어장과 어항은 배타적 공간으로서 수산물의 생산과 어선의 안전한 정박, 어업 중심의 기능을 수행해 왔다. 이와 같은 어장과 어항의 배타적 이용은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개방공간으로서 어장과 어항의 전환을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어장과 어항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어항과 어장의 개방적 공간으로 전환해 어촌발전의 중요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어항과 어장의 개방화는 자원과 공간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공간의 개방화와 함께 인적자원의 개방화를 통한 다양한 경영능력과 경험을 가진 인적자원이 어촌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 어항과 어장의 효율적 이용을 통한 지속가능한 어촌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인적자원 개방은 경쟁력 제고의 핵심
바다와 육지를 동시에 품고 있는 연안으로 국토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어촌에 거주하는 주민은 다양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수산자원을 포함한 다양한 생태자원은 어촌의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보물과 같은 자원이다. 또한 어촌은 삶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공간으로서 고유한 바다문화와 역사가 숨을 쉬고 있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어촌주민은 어촌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처럼 고기를 잡는 것에만 익숙해 있다. 어촌을 생태자원과 전통문화자원, 역사자원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명품 어촌은 어촌 고유의 생태자원, 전통문화자원, 역사문화 자원 등을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때 만들어진다. 수산물만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어촌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가 없다. 따라서 생태자원의 공간, 전통문화의 공간, 역사의 공간인 어촌의 다양한 자원에 대한 인식은 어촌발전의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어촌의 다양한 자원을 누가, 어떤 자원을 선택해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명품 어촌의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선택과 조합을 다르게 표현하면 요즈음 창조의 키워드 융복합이다. 어촌의 창조경영은 어촌공간과 다양한 자원을 서로 융복합하여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어촌 6차 산업화는 어촌의 공간과 여러 자원을 선택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갖는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때 가능하다. 바로 어촌 6차 산업화의 성공조건은 창조경영이다. 따라서 인적자원의 개방은 어촌발전을 위한 경쟁력 제고의 핵심 조건이다. 왜냐하면 어촌의 공간과 여러 자원을 선택하고 조합하는 주체는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촌 개방화를 통한 우수한 인적자원과 함께 지역주민이 자원을 융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소비자 지향적인 어촌발전 전략 필요
1차 산업인 어업에 주로 종사하고 있는 어업인의 대부분은 생산 지향적 사고를 갖고 있다. 그러나 생산 지향적 사고를 가진 생산주체는 소비자 지향적 사고를 가진 생산주체보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어업인이 생산하는 수산물을 수산물 중계 수집상에게 판매하거나 수협 위판장을 통해 위판하는 것만으로 어업인 혹은 어촌계가 수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없다. 시장 지향적 사고에 따른 수산물의 판매가 아니다. 수익창출 능력중심의 사고가 아닌 시장 지향적 사고로 상품을 생산해야 수산물의 부가가치를 생산자가 창출할 수 있다.
‘코리아 트렌드 2017’에서 제시한 트렌드 중에 ‘가성비 시대의 새로운 B 플러스 프리미엄’의 트렌드를 수산물을 비롯한 어촌의 자원과 공간을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에 활용해야 한다. 수산물은 물론이고 어촌의 상품과 서비스에 소비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토리, 희소성, 전통문화, 역사 등을 연계하여 소비자가 새로운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생산자인 어촌주민이 시장 지향적 사고로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의 발전, 나아가 산업의 발전은 시장을 간과하고 기대할 수 없듯이 어촌의 발전도 예외일 수는 없다.
개방경제 체제가 진전됨에 따라 수출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수출시장에서 상품의 경쟁력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내수시장의 활성화가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다. 내수시장의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은 상품을 과연 수출시장에서 소비자가 구매할까? 내수시장은 상품 경쟁력의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다.
내수시장의 가반이 없는 상품은 수출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어촌의 전통문화 자원, 역사자원, 생태자원 등과 수산자원을 결합한 상품을 소비자가 내수시장인 어촌에서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먼저 만들어야 어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제철에 제 곳’에서 생산한 수산물에 어촌의 이야기와 풍경, 전통문화로 옷을 입힌 B 플러스 프리미엄의 어촌 상품과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소비자 지향적인 어촌발전 전략은 어촌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어촌발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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