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간편편이식품 개발로 ‘新 소비층’ 공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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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간편편이식품 개발로 ‘新 소비층’ 공략해야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6.12.2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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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면 수산물 소비촉진 및 산업경쟁력 확보 방안
회·탕류에 국한된 식문화 산업 성장에 한계로 작용
수요 정체 극복위해선 가공품개발로 정책수정 필요
일회성 아닌 체계적·지속적인 지원체계도 갖춰져야

 

최재석 신라대학교 바이오산업학부 식품공학전공 부교수
 

잊혀 지지 않는 어릴 적 추억 중에 하나가 있다. 당시 서울 변두리에 사시던 작은 아버지 댁에 놀러갔을 때 마을 빨래터인 개울에서 미꾸라지를 잡았던 기억이다. 중학교 때 전학 간 친구 집에 놀러가 동두천 개울가에서 다슬기를 잡았던 기억도 또한 새롭다. 그리고 어릴 적 기억으로는 주변의 산모들이 산후 조리식으로 잉어나 가물치를 고아먹는 경우를 많이 보았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예전만 하더라도 내수면 수산물을 일상식으로 여길 만큼 친밀한 식재료로 여겨졌다.
최근에도 여러 보양식이 있음에도 젖이 잘 안 나온다거나 기력이 떨어지는 수유모를 위해 주로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께서 잉어나 가물치를 고와서 먹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으나 예전처럼 일상적인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최근 들어 필자가 즐겼던 내수면 수산물을 살펴보니 메기 매운탕, 추어탕, 다슬기국 이나 송어회 정도로 다른 육류나 수산물과 비교해 보면 나부터도 소비가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내수면 수산물 소비위축 원인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잉어, 자라, 메기, 장어, 송어, 동자개(빠가사리), 다슬기 등과 같은 내수면 수산물을 오래 전부터 보양식, 원기회복, 산후조리 등의 목적으로 널리 애용해 왔으며,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 등과 같은 고문헌의 기록을 살펴보면, 내수면 수산물들의 약리적 효용 가치가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내수면 수산물의 소비가 점차로 위축되고 있으며, 소비패턴도 관광지에서의 회, 매운탕이나 운동선수나 환자를 위한 탕제(곰)의 형태로 주로 소비되어 이들을 제외하고는 일상식으로 활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왜 일까? 이처럼 내수면 수산물의 소비가 위축된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양식장 HACCP(해썹·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과 같은 내수면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홍보가 미약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종식되지 않았고, 내수면 양식 수산물의 제품실태를 살펴보면 생물 그 자체로 소비되거나 단순가공 제품에 머물러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과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제품 개발 등이 아주 미비한 실정이다.
또한 내수면 수산물 종자산업의 비전문성, 체계적인 종자관리 시스템 부재로 상품가치가 높은 우량종자의 원활한 수급이 곤란한 것과 같은 내수면 수산물 종자산업 기반이 미약한 근본적인 원인도 있다.
이 같은 내수면 산업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이 중국산 내수면 수산물의 수입 확대이다. 이들 내수면 수산물의 무역역조는 심각한 상황으로 수출액은 3억원(0.1톤) 정도인 반면에 수입액은 무려 1663억원(2만2000톤)에 달하고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중국산 내수면 수산물의 수입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중국과 우리나라의 2013년도 내수면어업 생산량을 비교해 보면, 중국 3033만2000톤, 한국 2만5000톤으로 중국의 생산량이 우리나라의 1200배에 달한다).
이처럼 단순히 양적으로 중국과 승부를 겨룬다면 인건비, 사료비 등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한마디로 게임이 안 되는 우리 내수면 수산업은 어떻게 활로를 찾아야 할까?


소비심리 살릴 수 있는 처방 필요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내수면 양식산업과 관련된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바로 얼마 전인 2016년 12월 8~9일. 전북 부안 모항 해나루가족호텔에서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사)한국내수면양식단체연합회에서 주관하여 개최된 ‘내수면 양식산업 경쟁력 강화 세미나’가 그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연구사례와 세미나에 참여한 청중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일관된 방향성이 있었다. 바로 “어떻게 소비시킬 것인가?”이다.
현재 우리나라 내수면 수산물의 총생산량은 2015년 기준으로 생산량 3만3000톤, 생산금액 4075억원에 달하며 이중 양식 생산량 2만4000톤(3412억원)으로 전체 생산량의 72%(생산액 84%) 달하고 있으며 4대 주요 품목(뱀장어, 송어, 메기, 향어)이 양식 총생산액의 86%(약 3000억원) 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생산된 내수면 수산물은 어떤 형태로 소비되고 있을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는 바대로 거의 대부분이 횟감 또는 매운탕이고, 일부 찜, 구이 형태로 소비되고 있으며, 가공제품의 형태로는 거의 생산 및 가공이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특정 어종이 과잉생산 됐을 때나 잉여수산물의 소비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의 양식 메기 가격 폭락은 이 같은 해결책이 없어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피해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담수어 특유의 냄새 등으로 인한 청소년층의 소비 기피현상을 극복하여 새로운 소비층을 확보해야 하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이들 내수면 어종이 회, 탕류 등으로만 주로 이용되는 현재의 식문화로는 내수면 산업의 지속적 성장은 한계에 달할 수밖에 없으며, 이 같은 시장수요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횟감용 활어생산 위주로의 정책방향에서 벗어나 활어가격 안정성을 위한 가공품개발로 정책수정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다행히도 이러한 문제점을 잘 인지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양식산업과 내수면 정책팀에서 양식생산시설을 집적화한 대규모 양식단지를 조성하여 인근의 식품산업거점단지와 연계, 관광과 판매 기능이 어우러진 6차산업 모델로 육성하기 위해 ‘내수면 수산물산업의 6차 산업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사)한국내수면양식단체연합회에서는 양식내수면수산물의 안정적인 판로확보를 위해 내수면양식어업 유통판매센터를 수도권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속적인 홍보 마케팅은 ‘필수’
이외에도 다양한 가공제품의 개발 및 홍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수산과학원에서는 내수면 어종에 대한 지속적인 영양학적 성분분석 및 대국민 홍보, 내수면 어종에 대한 냉동연육소재의 산업화를 위한 지원 추진하고 있다.
필자는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 등과 같은 고문헌에 기록된 내수면수산물들의 약리적 효용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 주목해 내수면 수산물을 새로운 고부가가치 건강기능식품 소재 및 제품으로 개발할 것을 제안하여 연구를 수행 중이며 일부 어종에서 뛰어난 생리활성 증진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이외에도 내수면 수산물의 소비증대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내수면 수산가공식품 개발뿐만 아니라 현재의 식품소비패턴에 부합하는 RTE (ready-to-eat)와 REC (ready-to-cook)와 같은 간편편이식품의 개발도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무리 잘 만들어도 안 팔리면 그만이다. 이를 위한 지속적인 홍보 마케팅 활동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내수면 수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는 영상물 및 학술자료 개발에서부터 장기적으로는 한류에 편승하여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드라마나 영화의 간접광고 등 중장기 마케팅 홍보 로드맵을 구축하여 일회성이 아닌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자 그럼, 다양한 어종이 생산되는 내수면 수산물의 생산, 가공, 국내외 마케팅, 홍보 등을 누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사)한국내수면양식단체연합회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상황이다.
나라가 안팎으로 어지러운 이 때에, 다가오는 새해의 경제 전망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을 비롯한 시장 개방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가속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부디 내수면 수산산업이 험난한 파고를 잘 헤쳐 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제안된 여러 대책들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우리 모두의 지혜와 노력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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