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트렌드 변화와 도매시장의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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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트렌드 변화와 도매시장의 대응전략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6.11.0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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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구 동국대학교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
 

소비지시장의 경우 대체로 1980년까지는 전통적인 재래시장이 소비지 유통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1980년대 말 이후 편의점, 중대형 슈퍼마켓, 패스트푸드 등의 현대적 유통업태가 등장·확산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대형자본을 중심으로 한 대형마트, SSM, 대형식자재업체, 대형외식업체, 대형슈퍼마켓 등의 새로운 대형 유통업태들에 의한 소비지 시장 지배력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무점포판매와 편의점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전통 재래시장의 경우에는 1970년대 초중반의 전성기를 거친 후 점차 쇠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존립을 우려할 정도로 소비지 시장에서의 비중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대한 위기론과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일정 부분은 도매시장의 기능과 역할을 과소평가하는데서 나타나는 문제이지만, 도매시장을 둘러싼 유통환경 변화와 도매시장의 대응 과정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은 현실성이 매우 높은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외부로부터의 위기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문제는 내부에 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가장 큰 위기의 원인은, 내부적 갈등구조를 내부에서 해소하지 못하고 외부로 표출하거나 갈등구조를 심화시키는데 있다. 이는 일정 부분 일정 유통주체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는 것이지만 도매시장 시스템의 붕괴로 인한 피해는 전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보인다.

둘째, 유통환경 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 능력과 의지가 부족하다. 어떻게 보면 다수의 시장 내 유통주체들이 대다수 영세 농가와 다수의 중소형 소매상 및 재래시장과의 관계에 함몰돼 변화의 이유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산지와 분산주체의 중개자(코디네이터)로서 수집기능의 역할 확대가 충실히 이뤄지지 못하고, 단순히 출하자와 중도매인 간 경매를 통한 물량소화라는 기존 유통 관행의 지속이라는 한계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또 분산기능의 규모화, 다양성과 전문성 제고를 통한 시장 전체의 활성화와 생존이라는 방향으로 나가지 못하고, 개별적인 유통관계의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개별주체의 생존(시장도매인제, 상장예외제, 시장 기반 장외 거래 등) 전략은 도매시장의 역할과 기능의 붕괴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이는 도매시장의 입지 약화를 초래하고, 시장 내 유통주체의 공멸 초래 우려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유통환경의 다원화로 인한 시장 내 유통주체들의 다양한 영업 방식으로 인해 시장에 대한 매우 다양한 견해가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도매시장은 공익성과 공정성 및 투명성이라는 특수 목적 하에서 인위적으로 제도화된 기구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요구를 다 충족시킬 수는 없다. 만약 모든 사람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자유롭게 거래를 허용해 버린다면 공영도매시장의 설립 목적과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도매시장 시스템의 붕괴와 도매시장 존재론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상의 이유 등으로 인해, 현재 시점에서 도매시장의 미래를 살펴보면 매우 우려스럽다. 외국의 주요 도매시장이 유통환경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매우 큰 혼란을 겪고 난 뒤 공생의 길을 마련하게 되었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영도매시장은 애초부터 다양한 유통주체가 공영도매시장의 설립 목적과 취지라는 테두리 안에서 유통의 효율성과 공정한 경쟁력을 발휘하게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시 장이라는 측면에서 미래 도매시장의 활성화와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동력은 시장 내부에서 스스로 찾아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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