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에 찾아든 가을의 멋과 맛, 이 아니 좋을쏘냐
상태바
보령에 찾아든 가을의 멋과 맛, 이 아니 좋을쏘냐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6.10.14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 보령은 머드축제로 여름마다 들썩이는 곳이다. 하지만 보령의 진수는 여름보다 가을에 가깝다. 억새와 단풍, 제철 수산물 등 가을 여행의 대표 주자가 여럿이다.


제철 수산물 맛볼 수 있는 미식여행

오서산 억새는 그 첫손에 꼽는 가을 여행지다. 오서산은 서해와 가까운 산 가운데 가장 높다. 까마귀가 많아 붙은 이름인데, 내륙 가운데 솟아 고기잡이배의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서해의 등대산’이라 불린다. 해발 790.7m로 그 위용이 좀처럼 실감 나지 않는데, 직접 올라보면 강원도의 1200~1300m 고봉 못지않다.

억새는 정상부 주변 약 2km 능선을 따라 펼쳐진다. 완만한 경사 구간이니 느긋한 걸음을 낸다. 그 사이로 바람이라도 불면 가을을 실감한다. 오서산의 또 다른 장점은 서해 최고봉의 전망이다. 사방으로 성주산, 가야산, 칠갑산 등의 절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오서산 탐방을 마쳤다면 보령의 항구를 따라 미식 여행을 겸한다. 오천항, 대천항, 무창포 등은 제철 수산물이 입맛을 돋운다. 오서산 서쪽 20km 거리에 오천항이 있다.

오천항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키조개 산지다. 키조개는 봄이 제철이지만, 9월부터 금어기(7~8월)가 풀리면서 오랜만에 싱싱한 키조개를 맛볼 수 있는 시기다. 키조개는 길이 20~30cm로, 곡식을 까불러 티끌을 골라내는 키처럼 생겼다. 특히 쫄깃한 관자 부위 맛이 일품이다.

좀 더 제철에 가까운 수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대천항이나 무창포로 이동한다. 대천항은 외연도, 삽시도, 녹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이 출발해 섬 여행과 연계한 코스로 좋다. 대천항의 신항수산물센터는 1층에서 수산물을 구입해 2층 상차림 식당에서 먹는 구조다. 꽃게와 대하, 전어 등 제철 별미를 맛볼 수 있다. 가을 꽃게는 암게보다 수게가 실하다. 식당에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샤부샤부, 무침, 볶음 등 다양하게 조리해준다. 구항수산시장도 항구 특유의 시끌벅적한 육성이 더한다.



16~20일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열려

대천항 옆 1km 거리에 대천해수욕장이 있다. 보령머드축제가 끝나고 한갓진 풍경을 떠올렸다면, 짚트랙이나 스카이바이크 앞에서 생각이 달라진다. 대천해수욕장 짚트랙은 높이 52m 타워에서 물때에 따라 모래톱이나 바다 위로 613m를 가로지른다. 4개 와이어를 동시에 이용해 일행과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짚트랙이 망설여지는 이들은 대천타워전망대를 이용한다. 20층 높이에서 대천해수욕장과 보령의 수많은 섬을 조망한다. 올해 선보인 스카이바이크도 재미있다. 대천해수욕장과 대천항 사이 높이 8~15m에 놓인 해양 레일바이크다. 왕복 4.6km에 30~40분이 걸리고, 만조 때는 바다 위를 달리는 느낌이 든다.

때만 잘 맞춘다면 바다가 갈라지는 현상도 볼 수 있다. 10월은 16~20일에 무창포해수욕장부터 석대도까지 1.5km 구간에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이 열린다. 바다가 갈라진 길에서 바지락, 민꽃게 등 해산물을 잡아볼 수 있다.

무창포타워도 들러볼 만하다. 높이 45m 전망대에서 무창포와 서해 전경을 조망하고 쉬었다 갈 수 있다. 대천에서 무창포에 이르는 해변은 일몰 풍경으로 이름난 곳이다. 가을 낙조에 젖어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을빛을 탐하고 싶다면 오서산에서 내륙으로 방향을 잡는다. 남쪽 8~9km 거리에 청라 은행마을이 있다. 수령 100년이 넘는 은행나무 고목이 마을을 뒤덮는다. 10월 말에는 시골의 정취와 샛노란 은행잎이 동화의 한 장면처럼 어우러진다. 은행마을 인근의 보령 성주사지(사적 307호)도 가을 여행지로 매력이 넘친다. 우리나라의 대표 절터가 감성을 자극한다.

공원 산책을 원할 때는 개화예술공원이나 죽도 상화원이 제격이다. 개화예술공원은 주변의 산세와 어우러진 조각 공원의 정취가 빼어나다. 최근에 생긴 플라워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여유를 즐겨봄 직하다. 상화원은 죽도에 자리한 정원이자 휴양 시설이다. 숙박은 25인 이상 단체에 한해 가능하지만, 11월까지 매주 금~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에 정원을 개방한다. 보존 가치가 있는 한옥을 옮겨 복원한 한옥마을, 섬 둘레 1km에 이르는 회랑 등이 바다와 어울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