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업이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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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업이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조건
  • 탁희업
  • 승인 2016.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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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면서 생산 규모면에서도 세계적인 양식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우리나라에서 양식업이 산업으로 성장했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회의적인 반응이 강하다. 이러한 반응은 오히려 양식어업인들쪽에서 나온다. 미래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미래 산업으로 기대되는 양식업이 업계 내부에서조차 부정적인 평가는 받는 것이 우리 양식업의 현실이다.
수산업계나 양식업계는 끊임없이 외풍에 시달려왔다. 이번 콜레라 파동을 겪으면서 어류는 물론 패류 등 전체 수산물이 찬반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붕괴위기에 까지 이르고 있다. 정부는 양식의 산업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T), 바이오기술(BT) 등 미래 기술과 융합한 양식업의 첨단화를 통해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양식업은 지금도 외풍에 쉽게 흔들리고 위기에 직면하는 허약하기 짝이 없는 현재의 우리 양식업의 현실이기도 하다.
양식업이 산업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뒷걸음질 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다. 이것은 잘못된 정책의 결과이거나 정책 부재 탓이기도 하다.
우리 양식업은 생산여건이 악화되는 등 생산 불안정성이 이어지면서 변화하는 내외부 여건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장기 연작과 밀식, 환경 수용능력을 초과한 시설, 적조와 태풍등의 자연재해와 각종 질병에 대한 대응 능력도 부족하다. 노동 집약적이며 소규모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양식업이 안고 있는 약점이다. 국내외적인 양식생산물에 대한 소비등의 여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양식업을 지원할 사료, 약품, 기자재등의 후방산업도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양식 생산물 유통 구조는 품종별로 안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악재로 소문나 있으며,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공품 생산을 걸음마 수준이다. 어느하나 만족할만한게 없다.
특히 산업화를 위해 필수적인 새로운 고부가가치 품종의 기술 개발은 걸림돌로 작용하기 일쑤다. 고부가가치 신품종인 참쥐치 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올해 대량 생산에도 성공한 경남 거제의 한 가두리양식인은 콜레라 발생이후 출하가 완전 중단됐다. 횟감용으로서 수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판매해야 하는데 콜레라로 소비가 급감하면서 고스란히 가두리에 남아있다. 수십년간 종묘생산과 기술개발에 매진해 온 이 양식인은 콜레라 라는 악재에 파산직전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 누가 기술개발에 나서고 투자에 나서겠는가?
정부의 정책은 산업화를 위한 정책인지를 의심케할 정도다. 양식의 미래 산업화를 추진한다면서도 보여주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걸음마도 못하는 품종을 첨단양식과 접목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제 막 연구실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면 완전양식에 성공했다고 발표한다. 주요 정책이라고 내놓는 것이 연구기관이 추진해야 될 사안들이 수두룩하다. 연어 참다랑어 등 고부가가치 어종의 양식 활성화를 추진하다고 발표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시험사업 수준이다. 어떻게 산업화가 가능하겠는가?
생산이 안정된 품종과 업계를 대상으로 향후 과제를 논의하고 유통과 가공, 수출, 후방산업을 구상하고 이를위한 지원방안을 내놓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당장 보여주기 쉬운 결과만을 발표하는 것은 국민들과 업계를 기만하는 행위다. 정부의 정책이 정확한 계획하에 구상되고 추진될 때 한 산업이 정착될 수 있다. 방향이 잘못됐다면 지금이라도 수정하고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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