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의 고장 목포로 떠나는 역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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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의 고장 목포로 떠나는 역사여행
  • 안현선
  • 승인 201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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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여행지 가운데 한 곳을 꼽으라면 목포가 먼저 떠오른다. 유달산과 목포 앞바다가 빚어내는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민어와 홍어삼합, 낙지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 구도심 곳곳에 남은 일제강점기 건축물은 근대의 상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올여름에는 특별한 방식으로 목포를 즐겨보자. 다양한 박물관과 전시관이 모인 갓바위 지구는 우리가 아는 목포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도심에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라면 편하고 알찬 시간을 보내기 좋다.

전시관·박물관 투어하기 좋은 곳
갓바위는 목포를 상징하는 명소.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갓 쓴 선비를 닮은 바위 두 개가 나란하다. 파도와 해류 등에 오랜 세월 침식·풍화되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갓바위 주변으로 아이들과 함께 돌아볼 만한 전시관과 박물관이 여러 곳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등이 지척이다. 여러 곳이 모여 있다 보니 걸어 다니며 돌아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첫걸음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이다. 해양유물전시관은 1층 고려선실과 신안선실, 2층 어촌민속실과 선박사실로 구성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신안선실. 1975년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한 어부가 발견한 배와 거기 있던 생활용품, 무역품을 전시한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11차례 발굴 작업을 했는데, 신안선은 중국 원나라 무역선으로 일본에 가다가 난파된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 크기로 복원된 선박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커서 놀라고, 전시된 도자기들이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서 또 한 번 놀란다.
해양유물전시관 건너편이 목포자연사박물관이다. 트라이아스기 공룡 코엘로피시스 바우리, 쥐라기 공룡 디플로도쿠스 카네기아이 등이 전시되었다. 2009년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견된 육식 공룡 알 둥지 화석도 보는 이를 놀라게 한다.
목포를 흔히 예향이라 부른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문인과 화가를 배출한 곳이기 때문이다. 목포문학관은 국내 사실주의 연극을 완성한 극작가 차범석,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 소설가 박화성, 근대극을 처음 도입한 극작가 김우진, 아름다운 언어로 한국문학의 위상을 드높인 평론가 김현의 흔적과 작품이 있는 곳이다.
남농기념관은 한국 남종화의 거장 남농 허건 선생의 작품을 전시한다. 운림산방의 3대 주인이기도 한 남농은 조선 후기 남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의 친손자이자, 미산 허형의 넷째 아들.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생을 대부분 목포에서 보냈으며, 거친 선과 생동감 있는 붓질로 소나무를 즐겨 그렸다. 목포문학관과 남농기념관을 둘러보면 목포가 왜 예향으로 불리는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유달산 자락에 위치한 구도심 곳곳에도 근대 유적이 있다. 노적봉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정유재란 때 짚으로 덮어 군량미처럼 보이게 해서 왜구를 속였다는 바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목포의 전경도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제철생선 ‘민어’ 꼭 맛봐야
해가 지기 시작하면 남진야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신나는 볼거리와 맛있는 먹거리가 기다린다. 원래 자유시장 자리인데,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이면 중앙 통로에 먹거리 노점 50여 개가 들어서 야시장으로 변한다.
야시장의 주인공은 다양한 먹거리. 목포의 대표 음식인 낙지호롱부터 쇠고기구이, 떡갈비, 닭강정 등 길거리 음식에 군침이 돈다. 대만과 홍콩의 야시장에 비할 바 아니지만, 돌아보는 재미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여름철 목포 여행에서 민어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요즘 제철인 민어는 방금 잡은 것보다 2~3일 숙성시킨 것이 맛있다. 연분홍빛이 나는 민어회는 육질이 부드럽고 연해서 두껍게 썰어야 제맛이다. 부레도 맛보자. 씹을수록 고소하고 차진 게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별미다.
‘부레를 먹어야 민어를 먹은 것’이란 얘기가 있을 정도. 끓는 물에 데친 껍질이 고소하고 쫀득하며, 뼈와 대가리를 넣고 끓인 매운탕은 여름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목포근대역사관에서 목포역 쪽으로 가다 보면 민어의 거리가 있다.
목포 여행의 마무리는 춤추는바다분수가 좋다. 사위가 어두워지면 평화광장 앞바다에 설치된 수백 개 분수에서 물줄기가 나오며 쇼가 시작된다. 최대 분사 높이가 70m에 이르는 세계 최초 부유식 분수. 방문객의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레이저쇼와 함께 연출해주기도 한다. 여름에는 오후 9시부터 2~3회, 각 20분 동안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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