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불양수는 무슨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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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불양수는 무슨 뜻인가
  • 탁희업
  • 승인 201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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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해양수산 통합행정 2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기념품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이번에 제작된 기념품 머그컵에 적힌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글귀 때문이다.
해양수산 통합행정 20주년을 기념해 만든 기념품에 적힌 문구다.
해불양수(海不讓水)는 춘추전국시대 살았던 관중에 대해 쓴 책인 관자(管子)의 형세해(形勢解)에 나오는 말로 바다는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거대한 대양을 이룬다, 모든 것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한다는 뜻이다. 해운항만과 수산업을 한데 합쳐 바다를 통한 미래 강국을 건설한다는 해양수산부의 존재 가치와도 일치하는 말이기도 하다.
한데 이미 오래 전부터 수산업계에서 사용해 온 이 문구가 통합 20년을 맞은 이 시점에 해양수산부의 전용 구호였던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를 버리고 이 문구를 선택했는지 이유가 궁금해진다. 지금의 해양수산부 조직과 운용을 보면 바다의 해수(해운항만)가 담수(수산)를 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독식하는 모양세라 의문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난 1997년 출범이후 해체와 재출범을 겪었지만 아직도 해운항만조직과 수산 조직은 통합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아니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던 해운 항만 조직의 위세는 예전보다 훨씬 입김이 강해진 듯하다. 해양수산부의 주요 보직은 해운 항만 출신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수산직 출신이 주요 보직을 맡은 적이 없으며 오히려 수산분야 주요 보직인 어촌양식정책관이나 어촌양식정책과장은 인사교류라는 명목으로 해운항만 출신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니 상대적 열세의 수산 조직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겉으로는 해불양수(海不讓水)를 외치며 모든 것을 포용한다면서 실제적으로는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모양세다. 해수(海水)와 담수가 만나 담수의 흔적이 없어진 듯하다. 진정한 통합 행정을 원하고 해불양수(海不讓水)를 달성하려면 행동과 실천이 따라야 한다.
얼마전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등장했을 당시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환경부의 자세를 포용한다며 해불양수(海不讓水) 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한데 20주년 기념품에 이 문구가 등장한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원하는 진정한 해불양수(海不讓水)의 의미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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