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체험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 고창 구시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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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체험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 고창 구시포
  • 안현선
  • 승인 2016.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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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덜미에 와 닿는 바람이 후덥지근하다. 어느새 여름의 한복판, 어깨에 내리꽂히는 햇살이 따갑다. 바다 생각이 간절하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뛰어 놀 만한 해변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때다.

구시포해변, 가족 물놀이 장소로 최고
우선 전북 고창 구시포 해변으로 떠나보자. 해수욕과 갯벌 체험으로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구시포의 원래 이름은 새나리불영(새 바닷가의 불같이 일어날 마을)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 구시포로 바뀌었다. 아홉 개 마을이란 뜻이다. 염전을 일구기 위해 수문(水門)을 설치했는데, 수문이 소여물을 담는 구시(구유의 방언)같이 생겨서 구시포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
구시포 해변으로 가려면 자룡리 선착장을 지나야 하는데, 길게 이어진 포구가 구시처럼 보이기도 한다. 썰물 때면 포구 양옆으로 어선들이 갯벌에 바닥을 대고 줄지어 선다.
선착장을 지나면 마을이다. 식당과 횟집, 슈퍼마켓 등이 구시포해수욕장을 따라 늘어서 낮은 지붕을 인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어촌 풍경과는 거리가 멀다. 초여름이라 아직 피서객은 많지 않지만, 드넓은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구시포해수욕장은 가족 물놀이 장소로 최적이다. 경사가 완만해서 한참 걸어가도 물이 어른 허리 높이 정도다. 약 1km 앞에 아스라이 보이는 가막도는 바다 위에 쟁반이 둥실 떠 있는 것 같다. 가막도 뒤로 해가 지는 풍경이 일품이다. 해변에서는 백합도 잡을 수 있다. 한 시간쯤 캐면 백합과 모시조개 한 바구니는 너끈하다.
해수욕장 뒤편으로 울창한 솔숲이 펼쳐진다. 솔숲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여름철이면 자리 잡기가 힘들 정도라고 한다. 해변 오른쪽으로 방파제와 등대 공사가 한창이라 다소 어수선하다. 방파제 위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망둑어 낚시를 즐기는 이도 많다. 방파제에서는 구시포의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필수 코스 ‘장호어촌체험마을’
구시포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계속 북쪽으로 가면 장호어촌체험마을에 닿는다. 자동차로 20여 분 걸리는데, 신나는 갯벌 체험이 가능해 고창을 찾은 가족 여행자라면 꼭 한 번 가볼 만하다. 장호에서 구시포해수욕장까지 모래밭이 4km나 이어져 ‘고창 명사십리’라고도 불린다. 고우면서도 단단한 모래밭 덕분에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도 찾고, 간혹 자동차가 시원스레 질주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갯벌 체험이다. 마을에 자리한 안내센터에서 장화를 빌려 신고 호미와 바구니를 들고 갯벌로 향하는 트랙터에 오르면, 아이들은 기대감에 부푼다. 트랙터가 체험장에 도착할 때까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연신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것마저 재미있다. 트랙터 밖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갯벌의 풍광을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아이들에게는 갯벌에 생긴 웅덩이도 놀이터다. 개흙이 옷에 묻을까 조심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맨손으로 갯벌을 만지고, 바닷물이 고인 웅덩이를 첨벙첨벙 뛰어다닌다. 조개를 캐고 갯벌을 만지고 놀다 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안내센터에 온수가 나오는 샤워장과 탈의실이 있으니 갈아입을 옷만 준비하면 된다.

고인돌·고천읍성 등 볼거리 풍부
갯벌 체험을 한 뒤에는 고창 고인돌 유적으로 가보자. 한반도는 고인돌이 많기로 유명하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무덤 양식으로, 우리나라에 3만여 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중에서도 전남과 전북을 포함한 한반도 서남 해안 지역에 집중 분포하며, 특히 고창은 1665기가 있어 단일 구역으로는 국내에서 고인돌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고창고인돌박물관과 고인돌 주변 탐방 코스가 잘 정비되어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고창읍성은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과 더불어 국내 3대 읍성으로 꼽힌다. 둘레가 1684m에 달하며, 성곽 바깥 길을 걷거나 성곽 위로 한 바퀴 돌 수 있다. 성곽 안 소나무 숲길이나 맹종죽 밭도 운치 있다.
고창 하면 선운사를 빼놓을 수 없다. 신라 진흥왕이 창건했다는 설과 577년(백제 위덕왕 24) 검단선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다. 지금은 전북 지역에서 김제의 금산사와 함께 가장 크다. 선운사는 평지 사찰이다. 강당과 대웅전, 여러 법당이 한 마당에 모여 있다. 법당이 조밀하게 배치되지도, 어수선하게 펼쳐지지도 않았다. 경내에 있는 찻집에서 맑은 녹차 한 잔을 나누다 보면 고창의 운치 있는 여름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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