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쉼표가 필요할 순간 진도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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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표가 필요할 순간 진도로 가자
  • 안현선
  • 승인 2016.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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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 첨찰산 상록수림은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그늘이 깊고 짙다.
나무 그늘에 앉아 쉬노라면 어느덧 땀이 식고, 물소리와 새소리, 바람 소리에 마음이 평화롭다. 더위를 잊고 세상 근심도 잊을 수 있는 힐링 숲이 따로 없다.
진도에는 온갖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갯벌도 잘 조성돼 있다. 뛰어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녹음이 더위를 달래주는 첨철산
소치 허련이 그림을 그리며 말년을 보냈다는 운림산방 뒤를 병풍처럼 둘러싼 것이 진도의 명산 첨찰산(485m)이다. 허련의 ‘운림각도’를 보면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앞에는 소나무와 정자, 뒤에는 첨찰산의 빼어난 산세를 묘사했다. 운림산방을 보고 돌아가는 여행객이 많은데, 짬을 내어 첨찰산에 올라봐야 허련이 이 터에 자리 잡은 이유를 알 수 있다.
가장 짧고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운림산방 주차장에 차를 두고 쌍계사에서 출발해 진도아리랑비 쪽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오르는 길이 3km, 내려가는 길이 1.8km 정도라 빠른 걸음으로 2시간,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정상 부근을 제외하면 빽빽한 상록수와 울창한 숲이 짙은 그늘을 만들어 한낮에도 상쾌하다.
시작은 쌍계사 입구다.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두 계곡을 이룬다고 쌍계사라 했는데, 857년 신라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현재 대웅전을 전면 해체·보수하는 공사 중이라 다소 어수선하다. 절을 지나자마자 계곡에 놓인 커다란 징검다리를 건넌다. 계곡이 깊지는 않지만 물소리가 시원해 발걸음이 가볍다.
쌍계사 쪽 계곡이 삼선암골, 진도아리랑비 쪽이 봉화골이며, 두 계곡 사이에 진도 쌍계사 상록수림(천연기념물 107호)이 넓게 펼쳐진다.
등산로 도입부는 상록수와 활엽수가 뒤섞였고, 올라갈수록 상록수가 많아져 그늘이 짙다. 목이 마르다 싶을 즈음 돌 틈으로 약수가 흘러나오는 삼선암 약수터에 이른다. 여기부터 동백나무가 빽빽해 한낮에도 어둡다. 등산로에서 가장 지루하고 가파른 구간인데, 동백 숲을 벗어나 조금 더 오르면 산등성이다. 정상인 봉수대와 그 뒤로 진도기상대가 보이고, 발아래 운림산방 아랫마을과 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고개를 돌리면 진도의 동쪽 바다인데, 해무가 있어 섬이 선명하게 보이는 때는 드물다.
첨찰산은 뾰족할 첨(尖)에 살필 찰(察)을 쓰는데, 진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과거 여기에 올라 사방을 살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정상에 돌이 가득 쌓인 곳이 봉수대다. 헬기장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으면 진도아리랑비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진도아리랑을 기념하는 비가 등산로 입구를 지킨다. 10여 분 걸으면 운림산방에 이른다. 굳이 정상에 오르지 않고 마음에 드는 나무 아래 앉아 시간을 보내도 좋다.

죽림어촌마을 조개잡이 체험으로 유명
운림산방은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49세 때 고향으로 돌아와 말년을 보내기 위해 마련한 거처이자 화실이다. 집 앞에 오각형 연못을 파고 직접 심었다는 배롱나무가 지금도 여름이면 붉은 꽃을 피운다. 운림산방 옆 소치기념관에는 소치 선생의 산수화와 서예 작품, 5대에 이를 동안 그림으로 대를 잇는 자손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운림산방 매표소 앞 운림카페에는 진도 특산물인 구기자와 울금을 재료로 한 구기자라테, 울금라테 등 독특한 음료를 판매한다.
진도개테마파크는 진도의 명물 진돗개에 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았다. 홍보관, 경주장, 묘기를 선보이는 어질리티장, 사육장, 방사장, 어린이썰매장 같은 시설이 있다. 강아지를 직접 안아보고 만져볼 수 있는 방사장과 진도개체험·분양장이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어질리티장에서는 평일 3회(10:30, 14:30, 16:30), 토요일 2회(12:40, 15:00), 일요일 1회(13:00) 묘기와 개 경주가 펼쳐진다.
조개잡이 체험장으로 잘 알려진 죽림어촌체험마을은 광활한 갯벌에 온갖 생명체가 숨 쉰다. 동죽, 바지락, 고둥, 떡조개가 주로 잡힌다. 발이 빠지지 않는 단단한 펄이 특징이다. 체험장 사무실에서 조개잡이 체험에 필요한 호미와 통을 빌릴 수 있으나, 장화는 개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물때에 따라 체험 가능 시간이 달라지므로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게 좋다.
진도대교 아래 설치된 울돌목 물살 체험장은 거칠게 회오리치는 물살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유리 전망대다. 물때에 따라 하루 네 차례 거센 회오리가 용솟음친다. 회오리치는 소리가 20리(8km) 밖까지 들려 ‘바다가 운다’는 뜻으로 명량(鳴梁)이라 했다. 물살 체험장 옆에 판옥선이 전시되고, 주말이면 장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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